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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뉴스는 숫자를 한 줄로 정리한다. 소비자물가가 몇 퍼센트 올랐고, 기준금리가 얼마로 바뀌었으며, 원/달러 환율이 어느 수준에서 움직였다고 말한다. 숫자는 정확하고 문장은 짧다. 그러나 저녁 식탁에서 경제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나타난다. 장을 보러 간 사람은 채소값이 내렸는데도 교통비와 외식비가 더 무겁다고 느낀다. 변동금리 대출이 있는 가구는 기준금리 발표보다 몇 달 뒤에 이자 부담이 바뀐다. 해외여행을 준비하는 사람은 항공권을 결제하는 날의 환율을 보고, 수입 원재료를 쓰는 자영업자는 재고가 소진된 뒤에야 원가 변화를 만난다. 하나의 경제 안에서 충격은 같은 시각에 도착하지 않는다.
이 차이를 두고 통계와 체감 가운데 하나가 틀렸다고 판단하기 쉽다. 공식 물가가 2퍼센트대인데 왜 내 생활비는 훨씬 더 많이 오른 것 같으냐고 묻거나, 반대로 특정 품목의 가격이 뛰었다는 이유로 경제 전체가 그만큼 나빠졌다고 단정한다. 하지만 소비자물가지수는 모든 가구가 똑같이 지출한다고 가정한 개인 성적표가 아니다. 대표적인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 변화를 일정한 가중치로 묶은 평균이다. 우리 집의 지출 비중이 그 평균과 다르면 체감도 달라진다. 통계는 경제 전체의 공통 기준선을 보여 주고, 가계부는 그 기준선이 우리 집을 통과하면서 어떤 모양으로 변했는지 보여 준다. 둘은 경쟁하는 기록이 아니다.
금리도 마찬가지이다. 한국은행이 결정하는 기준금리는 금융시장의 출발점이지 모든 대출과 예금에 붙는 최종 가격이 아니다. 시장금리는 앞으로의 물가와 경기, 자금 수요와 위험을 반영해 움직인다. 은행의 실제 대출금리는 여기에 조달 비용, 신용 위험, 담보, 만기와 우대조건을 더해 정해진다. 같은 기준금리 아래에서도 고정금리 대출자와 변동금리 대출자의 이자 부담이 다르고, 대출 없이 예금이 많은 가구의 이자소득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다. 뉴스에서 한 번 바뀐 숫자가 가계에서는 계약마다 다른 날짜에 도착한다.
물가·금리·환율·소득·주거비·고용을 가계의 실제 계약과 지출로 연결해 읽고, 마지막에는 생활경제 대시보드와 충격 시나리오로 다음 선택을 점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