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예의 폭정이 백성을 짓누르던 후삼국의 난세, 평산의 고아 능산能山은 활 하나로 시대의 한복판에 선다. 왕건을 도와 고려를 세운 그는, 927년 공산公山의 안개 속에서 주군의 옷을 입고 스스로 왕이 되어 죽음을 맞는다. 자신의 이름을 지우고 왕의 이름으로 눈감은 한 사내의 선택—그 충의는 700년을 건너 나선정벌의 명장 신유에게로 이어진다. 왼발에 새겨진 북두칠성처럼, 지지 않는 별이 된 신숭겸. 『고려사』와 문중의 기록을 씨줄로, 문학적 상상을 날줄로 엮어낸 대하 역사소설. 진정한 충성이란 무엇이며, 한 사람의 희생은 어떻게 천 년의 나라를 떠받치는가를 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