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정치

그들은 왜 그렇게 말하는가 ― 정치인·외교관·법률가·언론인의 수사학

현택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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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왜 그렇게 말하는가 ― 정치인·외교관·법률가·언론인의 수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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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9791176770392
책 소개
우리는 왜 같은 현실을 보고도 다르게 말하는가

우리는 매일 수많은 말을 듣는다.

정치인은 “국민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하고, 외교관은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고 말한다. 검사는 “의혹을 확인하고 있다”고 말하고, 변호사는 “사실관계가 다르다”고 주장한다. 관료는 “검토하겠다”고 하고, 기업인은 “효율화를 추진하겠다”고 말한다. 전문가는 “연구에 따르면”이라고 설명하고, 광고인은 “당신을 위한 선택”이라고 속삭인다.

모두 말하고 있다.
그러나 정말 같은 것을 말하고 있는 것일까?

이 책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접하는 정치, 외교, 법률, 언론, 행정, 기업, 학문, 광고와 홍보의 언어를 하나씩 들여다본다. 그리고 서로 다른 직업의 사람들이 왜 비슷한 방식으로 말을 돌리고, 강조하고, 생략하고, 이름 붙이고, 책임을 흐리는지를 살펴본다.

정치인의 말에는 설득의 기술이 있다. 공포와 희망을 자극하고, 실패를 성공처럼 재구성하며, 사과하면서도 책임은 분리한다. 외교관의 말에는 직접 말하지 않는 기술이 있다. “우려한다”, “유감을 표한다”, “긴밀히 협의한다”와 같은 표현의 미묘한 차이에는 국제정치의 복잡한 계산이 들어 있다.

법률가의 말은 사실을 둘러싼 경쟁이다. 검사는 의혹과 정황과 증거를 하나의 이야기로 연결하고, 변호사는 같은 사실에서 다른 의미를 만들어낸다. 법정에서는 “사실이 아니다”와 “사실로 볼 수 없다”가 전혀 다른 의미를 가질 수 있으며, 판결문은 감정을 제거한 문체를 통해 권위를 만들어낸다.

언론의 언어는 현실을 선택하고 이름 붙인다. 어떤 사건을 크게 보도하고 어떤 사건을 작게 다룰 것인지, 제목에 어떤 단어를 사용할 것인지, “논란”이라는 표현을 어디에 붙일 것인지에 따라 같은 사건도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보일 수 있다.

관료의 언어는 책임을 조직 속으로 흩어놓는다. “결정됐다”, “검토됐다”, “조치됐다”는 문장에서 주어가 사라지는 순간 우리는 누가 결정했는지 알기 어려워진다. 길고 복잡한 보고서가 반드시 많은 정보를 전달하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복잡한 문장 속에서 책임의 주체가 사라질 뿐이다.

기업의 언어는 위험을 기회로, 해고를 효율화로, 실패를 성장의 과정으로 바꾸기도 한다. 학자와 전문가는 단정하지 않음으로써 신중함과 권위를 만들어내며, 광고와 홍보는 상품 자체보다 이미지와 이야기, 욕망과 정체성을 판매한다.

그리고 이 모든 언어에는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
말은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현실의 일부를 선택한다는 것이다.

“성장”이라고 부르는 순간 성장의 이익은 전면에 나타나고 분배의 문제는 뒤로 밀릴 수 있다. “논란”이라고 부르면 책임의 문제가 단순한 의견 충돌처럼 보일 수 있다. “효율화”라고 부르면 해고의 현실이 조직의 합리적인 결정처럼 들릴 수 있다.

숫자도 마찬가지다.
숫자는 객관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어떤 숫자를 선택하고 어떤 기준을 적용하느냐에 따라 현실은 다르게 보인다. 질문 역시 중립적이지 않다. 질문의 전제가 달라지면 같은 사람도 전혀 다른 답을 내놓게 된다.

그리고 때로는 가장 강력한 말이 말하지 않는 것이다.
무엇을 생략했는가. 무엇에 답하지 않았는가. 어떤 사실이 처음부터 논의되지 않았는가. 누가 말할 기회를 얻지 못했는가.

이 책은 말의 표면을 넘어 그 뒤에 있는 선

목차
프롤로그
말에는 직업이 있다

 제1부 정치인의 말
 권력을 얻기 위해 말하는 사람들


 제1장 정치인은 왜 명확하게 말하지 않는가
모호성의 기술, 책임 회피, 정치적 언어의 이중성

 제2장 정치인은 왜 같은 말을 반복하는가
반복, 프레이밍, 기억의 정치학

 제3장 정치인은 왜 질문에 질문으로 답하는가
논점 전환과 회피의 기술

 제4장 정치인은 왜 ‘우리’와 ‘그들’을 만드는가
대립 구도, 적대적 프레임, 집단 정체성

 제5장 정치인은 왜 숫자를 선택적으로 사용하는가
통계, 비교 기준, 숫자가 만드는 착시

 제6장 정치인은 어떻게 실패를 성공으로 바꾸는가
성과의 재정의, 책임 전가, 위기 전환의 기술

 제7장 정치인의 사과는 왜 사과처럼 들리지 않는가
조건부 사과, 유감 표명, 책임의 분리

 제8장 선거에서 가장 강력한 말은 무엇인가
공포, 희망, 분노, 약속의 수사학


 제2부 외교관의 말
 말하지 않음으로써 말하는 사람들

 제9장 외교관은 왜 “우려한다”고 말하는가
외교적 표현의 단계와 실제 의미

 제10장 외교에서는 왜 ‘아니오’라고 말하지 않는가
완곡어법과 전략적 모호성

 제11장 공동성명은 왜 이해하기 어려운가
한 문장에 서로 다른 해석을 넣는 기술

 제12장 외교관은 왜 침묵하는가
침묵, 유보, 답변 거부의 의미

 제13장 외교적 수사는 어떻게 적을 모욕하지 않는가
체면, 명분, 출구를 만들어주는 언어

 제14장 “깊은 우려”와 “강력한 규탄” 사이에는 무엇이 있는가
외교 언어의 강도와 단계

 제15장 정상회담에서는 무엇을 말하지 않는가
비공개 언어와 공개 언어의 차이
 제3부 검사와 변호사의 말
 사실을 둘러싸고 싸우는 사람들

 제16장 검사는 어떻게 의혹을 사실처럼 보이게 하는가
의혹, 정황, 증거, 확신의 언어

 제17장 변호사는 어떻게 같은 사실을 다르게 만드는가
사실의 선택과 재구성

 제18장 법률가는 왜 어려운 말을 사용하는가
전문용어와 권위의 언어

 제19장 질문은 어떻게 사람을 몰아붙이는가
신문과 반대신문의 수사학

 제20장 법정에서는 왜 질문에 직접 답하지 않는가
회피, 전제 부정, 답변의 재구성

 제21장 “사실이 아니다”와 “사실로 볼 수 없다”는 어떻게 다른가
법률 언어의 미묘한 차이

 제22장 판결문은 왜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가
객관성의 문체와 권위의 언어


 제4부 언론인의 말
 현실을 선택하고 이름 붙이는 사람들


 제23장 기자는 어떻게 사실을 선택하는가
뉴스 가치와 선택의 수사학

 제24장 제목 하나가 사건을 바꾼다
헤드라인의 프레이밍

 제25장 “논란”이라는 말은 무엇을 숨기는가
중립적 단어처럼 보이는 정치적 언어

 제26장 기자는 왜 익명의 관계자를 사용하는가
정보원, 책임, 권위의 언어

 제27장 같은 사건을 어떻게 다른 사건으로 만들 수 있는가
단어와 맥락의 힘

 제28장 언론은 어떻게 여론을 예측하는가
“민심”, “국민”, “전문가”라는 대리 화법

 제5부 관료의 말
 책임을 조직 속으로 사라지게 만드는 사람들

 제29장 관료는 왜 “검토하겠다”고 말하는가
결정하지 않는 결정

 제30장 “규정상 어렵다”는 말의 진짜 의미
규정과 책임의 관계

 제31장 관료는 왜 수동태를 좋아하는가
“결정됐다”, “검토됐다”, “조치됐다”

 제32장 보고서는 왜 주어가 사라지는가
조직 언어와 책임 회피

 제33장 관료의 말은 왜 

작가 소개
  • 작가현택수
고려대 사회학과 졸업
프랑스 Paris 8 대학 사회학 석사
프랑스 Paris 4 대학 사회학 박사
한국방송개발원 선임연구원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
 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 방문 교수
한국사회문제연구원장
저서, 역서로서 100여 권이 있음

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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