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생활을 오래 한 사람에게 퇴직은 익숙한 단어처럼 느껴집니다. 우리는 흔히 퇴직금이 얼마인지 계산하고, 국민연금을 언제 받을 수 있는지 확인하는 것만으로 퇴직 준비가 끝났다고 생각하곤 합니다. 혹은 그동안 업무에 쫓겨 하지 못했던 여행을 다니며 편안하게 휴식을 취하는 여유로운 노후만을 막연하게 상상합니다. 그러나 막상 출근하지 않아도 되는 첫날 아침이 밝아오면, 우리가 마주하는 현실은 예상과 완전히 다릅니다. 이 책은 바로 그 당혹스러운 첫 아침의 현실에서부터 출발하여, 퇴직을 완전히 새로운 관점으로 해부하고 접근합니다.
이 책은 퇴직을 단순히 돈을 벌지 않는 상태가 아니라, 수십 년간 내 삶을 지탱해주던 거대한 '조직의 지원 시스템'이 일순간에 소멸하는 거대한 기후 변화로 정의합니다. 회사에 다닐 때는 컴퓨터가 고장 나면 전산팀이 고쳐주었고, 세금은 재무팀이 정산해 주었으며, 복잡한 계약은 법무팀이 걸러주었습니다. 하지만 명함을 반납하고 회사 문을 나서는 순간, 당신은 오롯이 스스로 인사, 총무, 재무, 법무, 전산 업무를 총괄하는 1인 기업의 대표가 되어야 합니다. 직급과 타이틀이 사라진 자리에서 온전한 자연인으로서의 진짜 내 역량을 마주하는 '마인드 리셋'부터, 줄어든 소득에 맞추어 현금흐름과 지출 구조를 뼈대부터 다시 세우는 '생애 기초자본' 관리에 이르기까지 이 책은 매우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생존의 기술을 묻고 답합니다. 더불어 24시간이라는 무한한 자유가 자칫 무기력으로 변질되지 않도록 하루의 기본 구조를 짜는 법, 온종일 시공간을 공유하게 된 배우자 및 가족과의 관계를 새롭게 조율하는 법, 그리고 조급한 마음에 섣불리 재취업이나 창업에 뛰어들어 소중한 노후 자산을 탕진하는 치명적인 실패를 피하는 방법까지 상세하게 안내합니다.
무엇보다 이 책이 지향하는 바는 독자가 책을 읽는 데 그치지 않고, 책의 안내에 따라 직접 정부24, 홈택스, 고용24 등 공공기관의 최신 자료를 조회하며 스스로 판단을 내리게 만드는 것입니다. 누군가 정해주는 하나의 정답을 강요하지 않고, 각자의 자산, 건강, 가족 구성, 가치관에 맞는 최적의 선택지를 스스로 지워나가며 결론에 도달하도록 돕는 훌륭한 길잡이 역할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