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의 밤바다는
사람들이 잠든 뒤에도 오래 깨어 있습니다.
낮 동안 삼키고 있던 걱정들이
밤이 되면 파도를 따라 흘러오기 때문입니다.
‘내일도 잘할 수 있을까.’
‘혹시 나 때문에 잘못된 건 아닐까.’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어.’
걱정은 검은 조약돌이 되어
바다 밑으로 천천히 가라앉습니다.
바다는 밤새 조약돌을 굴리고 또 굴려
아침까지 둥글고 가볍게 만들어 줍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조금 편안해진 마음으로
다음 날을 맞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걱정이 너무 많이 밀려온 어느 밤,
바다는 더 이상 잠들 수 없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