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책의 목차만 훑어보아도 알 수 있는 사실이 하나 있다. 문학사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대부분의 서사에서, 여성의 이름은 오랫동안 각주 취급을 받아왔다는 것. 이것은 여성이 글을 쓰지 않아서가 아니다. 오히려 정반대다. 여성은 언제나 쓰고 있었다. 다만 그 글이 남편이나 아버지의 이름으로 발표되었거나, 필명 뒤에 숨겨졌거나, 아예 ’문학’이라는 범주 바깥의 것으로 취급되어 서랍 속에 잠들어 있었을 뿐이다.
이 책은 그 서랍을 하나씩 열어보려는 시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