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이런 말을 들었다.
“토끼띠는 역마살이 있어서 여기저기 돌아다닌대.”
그때는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그런데 지나온 길을 돌아보니 조금 수상하다.
학교에 가려면 산부터 넘어야 했던 어린 시절, 교복을 입고도 마음은 늘 먼 곳을 향했던 학창 시절, 주판알을 튕기던 직장생활과 대학 공부, 성악에 빠졌던 시간, 그리고 빨간 립스틱을 바르고 시작한 호텔생활까지. 평범하게 한길을 걷는 듯하다가도 박여사의 삶은 자꾸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갔다.
호텔 창밖의 외국인들을 바라보다 결국 영국행 비행기에 올랐고, 영어를 배우러 갔다가 뜻밖에 교회에서 생활하며 아이를 돌보게 되었다. 비자를 연장하려다 프랑스로 건너가고, 한국으로 돌아온 뒤에는 다시 캐나다로 향했다. 캐나다에서는 정착할 일자리를 찾아다니다 봉사를 시작했고, 그다음 목적지는 많은 사람이 위험하다고 말하던 아프가니스탄이었다. 영어를 가르치러 간 그곳에서 오히려 현지 언어를 배우는 학생이 되기도 했다.
『이번 생은 역마살인가 봐』는 화려한 해외 성공담도, 계획대로 이루어진 성장기도 아니다. 호기심이 생기면 직접 가보고, 막히면 다른 길을 찾아보고, 때로는 엉뚱한 선택을 하면서 자신의 세계를 넓혀온 한 여성의 젊은 시절을 담은 에세이다.
산 너머 학교를 다니던 아이가 어떻게 영국과 프랑스, 캐나다와 아프가니스탄까지 가게 되었을까. 그리고 그 수많은 이동과 경험은 이후의 삶에 무엇을 남겼을까.
어디로 튈지 몰랐던 젊은 박여사의 인생 전반전을 따라가다 보면, 계획대로 살지 못한 시간도 훗날 한 사람의 삶을 만드는 중요한 장면이 될 수 있음을 만나게 된다. 그 이후 흩어진 직업과 공부를 다시 하나의 이력으로 연결해 가는 이야기는 『박여사의 다시 쓰는 인생 이력서』로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