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거 월리스의 클래식 스릴러 『정의의 심판대』는 법의 테두리 밖에서 정의를 실현하려는 신비로운 조직의 활약을 그린 작품이다. 이 소설은 성문법의 허점을 교묘히 이용해 처벌을 피하는 거물 범죄자들을 직접 심판하며 전 세계적인 명성과 악명을 동시에 얻은 세 남자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정의의 네 사람인 맨프레드, 곤잘레스, 푸아카르는 스스로 재판관이 되어 증거 불충분이나 권력의 비호로 처벌받지 않는 악인들에게 자비 없는 심판을 내린다. 이들은 "보편적이고 절대적인 법은 기록될 수 없는 자연적인 정의"라는 신념 아래, 기존 사법 체계가 미처 다루지 못하는 영역을 메우는 역할을 자처한다.
이번 이야기의 핵심은 정의의 심판대와 지하 세계에서 가장 강력하고 위험한 무정부주의 조직 레드 헌드레드 사이의 치열한 지성적 결투이다. 수만 명의 단원을 거느리고 유럽 전역을 공포로 몰아넣는 레드 헌드레드, 그리고 그 중심에 선 카리스마 넘치는 지도자 그라츠의 여인 마리아는 런던을 잿더미로 만들겠다는 대담한 계획을 세운다.
소설은 런던과 마드리드를 배경으로 숨 가쁘게 전개된다. 상대를 무너뜨리기 위해 전기 트랩, 화학적 공정, 심지어 매사냥 기술까지 동원하는 주인공들의 기발한 전략이 돋보인다. 세 명이었던 조직에 에스코리알의 왕자라 불리는 의문의 네 번째 인물이 합류하며 이야기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다. 적장인 그라츠의 여인과 리더 조지 맨프레드 사이에 흐르는 묘한 긴장감과 증오를 넘어선 복잡한 감정선은 단순한 액션 이상의 깊이를 더한다.
에드거 월리스는 이 작품을 통해 "인간의 생명은 존엄하지만, 법이 처단하지 못한 악을 방치하는 것이 과연 정의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철저한 고증과 현대적인 감각의 수사 기법, 그리고 결말에 이르기까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불가능한 탈출의 서사는 고전 스릴러의 진수를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