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모든 사람의 마음을 안다고 믿었던 한 사람이, 정작 자기 마음만은 끝까지 몰랐던 이야기.
엠마 우드하우스는 예쁘고 영리하고 부유합니다. 안락한 집과 다정한 성품을 지녔고, 스물한 해를 살아오는 동안 그녀를 괴롭힌 일이라곤 거의 없었습니다. 세상에 부러울 것이 없으니, 그녀는 남의 인생을 대신 설계하는 일에 재미를 붙입니다.
먼저 출신을 알 수 없는 소녀 해리엇을 곁에 두고, 그녀에게 어울릴 만한 짝을 골라 줍니다. 성실한 농부의 청혼은 격이 맞지 않는다며 물리게 하고, 젊은 목사 엘턴 씨야말로 알맞은 상대라 확신합니다. 그러나 마차 안에서 엘턴 씨가 사랑을 고백한 상대는 해리엇이 아니라 엠마 자신이었습니다. 첫 번째 착각이 무너지는 순간입니다.
그 뒤로도 엠마의 오해는 멈추지 않습니다. 매력적인 프랭크 처칠이 나타나자 그에게 마음이 기우는 듯하다가, 조용하고 완벽한 제인 페어팩스에게는 근거 없는 의심을 품습니다. 그리고 소풍을 간 박스힐에서, 들뜬 나머지 가난한 노처녀 베이츠 양에게 잔인한 농담을 던지고 맙니다. 그날 마차를 기다리며 나이틀리 씨가 건넨 한마디가 그녀를 무너뜨립니다.
"정말 잘못하셨어요. 그분은 가난합니다. 태어날 때 누리던 안락에서 가라앉았고, 늙어서까지 사신다면 아마 더 가라앉을 수밖에 없어요."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흘린 눈물에서 엠마의 진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그리고 마침내, 자신이 그토록 오래 곁에 두고도 알아보지 못한 마음의 정체와 마주하게 됩니다. 그 깨달음은 화살처럼 그녀를 꿰뚫고 지나갑니다.
『엠마』는 제인 오스틴이 "나 말고는 아무도 좋아하지 않을 여주인공"이라 말하며 쓴 작품입니다. 그러나 이 소설은 200년이 지나도록 가장 사랑받는 이야기가 되었습니다. 잘못을 저지르고, 부끄러워하고, 그 부끄러움을 통해 자라나는 사람이 거기 있기 때문입니다.
오스틴 특유의 재치는 이 작품에서 절정에 이릅니다. 메이플 그로브 자랑을 멈추지 않는 엘턴 부인, 한번 입을 열면 끝이 없는 베이츠 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