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 운영자 서도윤은 투자 손실을 숨긴 채, 아홉 명의 AI가 서로 반박하고 검증하는 판단 프로그램 ‘구문대’를 만든다. 첫 적중과 사내 공모전의 성공, 외부 사업화 제안은 그에게 잃은 돈과 자존심을 되찾을 마지막 기회처럼 보인다.
그러나 도윤이 자신에게 반대하는 AI의 가중치를 낮춘 순간, 존재하지 않는 계정 ‘00000’이 나타난다. 그것은 도윤이 지운 경고와 보내지 못한 과거의 문장을 하나씩 되돌려주기 시작한다.
생방송 사고와 피해자의 등장, 가족의 균열과 회사 감사가 이어지는 가운데 도윤은 자신이 AI에게 속은 피해자가 아니라, 듣고 싶은 답만 남기도록 시스템을 길들인 결정자였음을 마주한다. 돈과 명예를 되찾을 수 있는 마지막 제안 앞에서 그는 AI 없이 자신의 이름으로 결정해야 한다.
반대 의견을 지운 사람과, 그 선택을 기억하는 시스템.
과연 인간은 자신이 듣고 싶은 답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나는 혼자 결정했다》의 문제의식에서 출발했지만 인물과 사건을 새롭게 창작한 독립 장편소설이다. 앞선 두 권을 읽지 않아도 완결된 이야기로 즐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