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싸운다. 그러나, 마흔의 알은 스스로 만들었다.
『데미안』을 처음 읽은 것이 언제였습니까.
아마 열일곱이나 열여덟이었을 것입니다. 그때 우리는 「새는 알을 깨고 나온다」에 밑줄을 그었고, 언젠가 저 알을 깨고 나가리라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깨고 나왔습니다. 집을 떠났고, 직업을 골랐고, 어떤 사람과 멀어지고 어떤 사람과 가까워졌습니다.
그렇게 마흔이 되었습니다.
다시 펼치니 다른 책이었습니다.
열일곱에 이 책은 앞으로 나아가는 이야기였습니다. 지금 읽으니 돌아보는 이야기입니다.
그때는 싱클레어가 무엇이 될지가 궁금했습니다. 지금은 그가 무엇을 잃었는지가 보입니다.
그리고 알아차립니다.
알이 하나가 아니었다는 것을. 젊을 때의 알은 남이 씌운 것이라 깨고 싶었지만, 마흔의 알은 내가 만든 것이라 깨기가 두렵다는 것을요.
지금까지 쌓아 온 경력, 사람들이 아는 나의 모습, 익숙해진 생활 방식. 그것들이 나를 지켜 주면서 동시에 가둡니다.
크로머도 아직 있습니다.
싱클레어를 붙잡은 것은 힘이 아니었습니다. 그가 잃고 싶지 않은 자리를 크로머가 알고 있었을 뿐입니다.
우리를 붙잡고 있는 것도 대개 그렇습니다.
이 책은 원작의 여덟 장을 따라가며 마흔의 물음을 꺼냅니다. 두 세계, 카인의 표적, 도둑, 베아트리체, 알, 야곱의 싸움, 에바 부인, 그리고 종말의 시작입니다.
각 장 끝에 「마흔의 물음」을 두었습니다. 읽고 덮는 책이 아니라 자기 삶에 대어 보는 책이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