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가뭄으로 우령호의 물이 빠지자, 수십 년 동안 호수 아래 잠들어 있던 마을이 모습을 드러낸다. 갈라진 저수지 바닥에서는 물에 빠져 죽은 흔적을 지닌 시신이 발견된다. 주위에는 물 한 방울 없지만 익사자의 폐에는 검은 물이 가득 차 있다.
사건을 좇던 문해경은 존재하지 않는 동생과 반복해서 걸려 오는 전화, 기록에서 지워진 아이들의 이름을 마주한다. 폐교의 출석부와 오래된 작업일지에는 수몰 당시 사라진 진실이 남아 있고, 마을 사람들은 한때 그곳에 살았던 아이들을 기억하지 못한다. 그러나 이름을 잊은 사람들 곁에서 아이들은 여전히 자신을 불러 줄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다.
닫힌 유치장과 폐교, 물속으로 이어지는 환기구를 따라갈수록 해경은 자신이 잃어버린 기억과 우령호가 감춰 온 비밀에 가까워진다. 그리고 마침내 물 아래에서 누구에게도 불리지 못한 마지막 이름을 발견한다.
『물 아래 마을』은 수몰된 마을에서 벌어지는 기이한 익사 사건을 통해 망각과 죄책감, 기억되지 못한 존재들의 슬픔을 그린 미스터리 호러 장편소설이다. 한 사람의 이름을 불러 주는 일이 어떻게 죽은 이를 세상으로 되돌리고, 살아남은 이를 구원할 수 있는지를 서늘하면서도 애틋하게 보여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