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것을 함께 좋아하고 싶은 마음’이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시작한 띵 시리즈의 스물아홉 번째 주제는 ‘콩’이다. 두부, 콩자반, 콩밥, 된장, 청국장, 두유, 콩국수까지, 콩은 늘 다른 모습으로 식탁에 올라 삶의 곁을 지켜왔다. 『사랑을 쓰려거든 콩으로 쓰세요』는 다재다능한 아티스트이자 영화배우 봉태규가 콩에 얽힌 추억과 취향을 따라 마음에 오래 남은 삶의 장면들을 되짚으며, 가족과 사랑, 성장의 시간을 다정하게 풀어낸 일상 에세이다. 한 알의 콩에서 시작된 이야기는 결국 한 사람의 시간과 가족의 기억, 그리고 익숙한 음식이 건네는 위로가 된다.
이번 책은 바쁜 작품 활동 속에서도 『우리 가족은 꽤나 진지합니다』, 『괜찮은 어른이 되고 싶어서』 등 집필을 게을리하지 않고 자신만의 스타일로 꾸준히 글을 써온 배우 봉태규가 펴내는 3년 만의 신작이기도 하다. 그는 그동안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넘나들며 개성 있는 연기를 선보여왔고, 요즘은 라디오 〈아름다운 이 아침, 봉태규입니다〉를 진행하며 매일 아침 청취자들을 만나고 있다. 최근에는 유튜브 채널 〈봄태규〉를 시작하여 패션, 리빙 및 러닝 아이템 쇼핑 등 꾸밈 없는 일상을 공유하며, 아내 하시시박 작가와 시하, 본비 두 아이들과 꾸려가는 건강하고 사랑스러운 모습을 통해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고 있다.
이번 책에서는 그의 전매특허라 할 만한 단란한 가족의 대수롭지 않은 일상 사이사이에, 그동안 쉽게 털어놓지 못했던 깊은 속내를 조심스럽게 펼쳐놓았다. 그 어느 때보다 한 자 한 자의 무게를 느끼며 쓰고 지우기를 반복해 완성했다는 그의 말처럼, 익숙한 유쾌함은 그대로이되 오래 품어온 고민과 그 안에서 변화하고 성장해온 자신을 솔직하게 드러낸다. 이 책은 봉태규가 한층 진정성 있고 성숙한 에세이스트로 나아갔음을 증명하는 또 하나의 출발점이다.
“안 괜찮아도 괜찮아.”
단정하고 담백한 얼굴로 조용히 그 자리에 있는 콩처럼
주인공이 아니어도 괜찮았던 순간들
의상 디자인을 전공하고 싶었던 고등학생 봉태규는 소위 ‘길거리 캐스팅’을 통해 이른 나이에 계획에 없던 배우 데뷔를 하게 되면서, 미처 준비할 틈도 없이 낯선 세계 한가운데로 들어섰다. 배우로 살아가는 일은 예상하지 못했던 만큼 새롭고 즐거웠지만, 한편으로는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한 채 방황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주변의 시선과 기대 속에서 정작 자기 자신을 놓치고 있다는 혼란도 오랫동안 그를 따라다녔다.
스스로를 예민하고 부족하다고 여기며 뾰족하게 날을 세운 채 자신을 괴롭히던 한 사람은, 시간이 흐르면서 콩처럼 둥글고 유연하며 살뜰하고 다정한 사람이 되어갔다. 그 숙성과 발효의 시간은 조금 투박하고 향기롭지 않았을지라도, 마침내 그는 자신과 타인을 너그럽게 품을 줄 아는 사람으로 익어가는 과정이 이 책에 고스란히 들어 있다. 언제나 주인공일 때도, 주인공이 아닐 때도, “오래, 조용히, 그대로” 그 자리에 머물며 자기 몫의 삶을 살아온 한 사람의 이야기인 셈이다.
콩이라는 식재료는 얼핏 호불호가 심할 것 같지만, 의외로 우리 곁에 늘 항상 존재하는 친숙하고 푸근한 존재다. 대한민국 국민 반찬 검은콩자반, 그리고 밥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두부, 된장, 청국장, 낫토 등은 물론이고, 두유, 콩국수처럼 콩의 형태는 남아 있지 않더라도 콩으로 만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