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에세이

꽃은 기억을 피운다

임상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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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은 기억을 피운다
듣기기능미지원파일정보PDF
총 용량6.3 MB이용기기
ISBN9791171552665
책 소개
라온현대시인선 스물세 번째 작품집, 임상근 시집 『꽃은 기억을 피운다』에는 수많은 꽃이 핀다. 겹동백, 찔레꽃, 감꽃, 맨드라미, 호박꽃, 목화꽃, 해바라기, 구절초, 억새꽃, 서리꽃까지, 화려한 꽃뿐 아니라 논둑과 밭둑에서 흔히 마주치는 소박한 꽃들도 저마다 한 편의 시가 된다.

그러나 이 시집에서 꽃은 단순한 식물이 아니다. 꽃을 바라보는 순간 그 곁에 있던 사람이 되살아난다. 어머니와 아버지, 할머니와 친구들, 땀 흘리며 살아온 농부들, 그리고 세월 속으로 멀어져간 ‘순이’가 꽃을 따라 시인의 기억 속에서 하나둘 모습을 드러낸다. 시인은 들꽃처럼 이름 없이 살아온 농부들의 땀과 가난했지만 따뜻했던 고향, 부모의 사랑, 첫사랑의 설렘과 그리움, 노년에 이르러 돌아보는 지난 세월을 꽃 한 송이에 담았다고 말한다.

시집 곳곳에 등장하는 ‘순이’는 특별하다. 때로는 어린 시절 함께 뛰놀던 동무이고, 때로는 첫사랑이며, 때로는 누이와 이웃의 얼굴이 겹쳐진 그리움의 이름이다. 해설에서도 순이를 상상의 연인이자 그리움의 대상으로 읽으면서, 꽃을 매개로 되살아나는 순이의 기억을 이 시집의 중요한 축으로 짚는다.

찔레꽃이 피면 찔레순을 꺾어주던 아이가 돌아오고, 감꽃이 떨어지면 흰 실에 감꽃을 꿰어 목걸이를 만들어주던 어린 날이 되살아난다. 꽃창포 앞에서는 단옷날 창포물에 머리를 감던 순이를 떠올리고, 까마중 열매를 맛보며 고사리손으로 열매를 입에 넣어주던 아이를 생각한다. 오늘 꽃은 여전히 그 자리에 피는데, 그때의 사람은 돌아오지 않는다. 그 부재가 이 시집의 그리움을 더욱 깊게 만든다.

또 하나의 큰 줄기는 농촌과 가족이다. 땀에 젖은 아버지의 삼베적삼, 밤늦도록 구멍 난 양말을 꿰매던 어머니, 화단에 다알리아를 심던 손길, 들일 뒤 둘러앉은 밥상과 보리밥, 상추쌈, 구기자와 목화 같은 생활의 풍경이 꽃과 어우러진다. 해설은 이러한 작품들을 두고 ‘농촌 풍경과 일상이 가족 사랑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한다.

『꽃은 기억을 피운다』의 언어는 어렵거나 멀리 있지 않다. 농촌에서 실제로 쓰는 말과 음식, 농사일과 생활 풍습이 자연스럽게 시 속으로 들어온다. 그래서 시를 읽다 보면 한 편의 시를 읽는다기보다 오래전 고향마을 이야기를 듣거나 낡은 사진첩 한 장을 넘겨보는 듯한 정겨움이 생긴다.

꽃은 해마다 다시 피지만 사람의 시간은 되돌아오지 않는다. 그래서 시인은 꽃을 바라보며 사라진 사람과 시간을 다시 불러낸다. 『꽃은 기억을 피운다』는 꽃을 통해 사람을 기억하고, 사람을 통해 다시 삶을 사랑하게 하는 시집이다. 독자 역시 이 시집의 꽃들을 따라가다 보면 오래 잊고 지냈던 한 사람, 한 계절, 한때의 자신의 모습을 마음속에 다시 피워내게 될 것이다.

목차
시인의 말




1

겹동백 / 인人꽃 / 난꽃 / 도산매 / 생강나무꽃 / 두견화 / 들꽃 되어 / 겹물망초꽃 · 1 / 물망초꽃 · 2 / 노랑붓꽃 / 뚜껑별꽃 / 산하엽 / 사과 꽃눈 / 명자꽃 / 흰 백합 / 치자꽃 / 보라색 꽃창포




2

쑥갓꽃 / 찔레꽃 · 1 / 찔레꽃 · 2 / 오이꽃 / 고추꽃 / 까마중꽃 / 씀바귀꽃 / 오동나무꽃 / 며느리밥풀꽃 / 분홍바늘꽃 / 감꽃 / 개망초꽃 / 분꽃 / 당근꽃 / 다알리아꽃 / 구기자꽃 · 1 / 구기자꽃 · 2 / 수련 / 참나리




3

우중의 호박꽃 / 호박꽃 / 박꽃 / 목화꽃 / 달맞이꽃 / 비 오는 날의 백일홍 / 백일홍 / 둥굴레꽃 / 엉겅퀴꽃 / 초롱꽃 / 가지꽃 / 상추꽃 / 원추리꽃 · 1 / 원추리꽃 · 2 / 메꽃 / 칸나 / 두릅나무꽃 / 패랭이꽃 / 붉은토끼풀




4

잇꽃 / 닥풀꽃 / 족두리꽃 / 개구리참외꽃 / 질경이꽃 / 결명자꽃 / 능소화 / 좀작살나무꽃 / 청자색 나팔꽃 / 과꽃 · 1 / 과꽃 · 2 / 해바라기꽃 / 참깨꽃 / 해국 / 눈보라무궁화 / 노루오줌꽃 / 잔대꽃 / 노인장대꽃 / 채송화 / 나도샤프란 / 맥문동꽃




5

백도라지꽃 / 박주가리꽃 / 맨드라미꽃 / 익모초 / 며느리밑씻개 / 순비기꽃 / 미나리꽃 / 자귀나무꽃 / 벌개미취꽃 / 백련꽃 / 대마꽃 / 칡꽃 / 벼꽃 / 담배꽃 / 대추꽃 / 왕고들빼기꽃 / 배롱나무꽃 / 오죽헌 배롱나무 / 토란꽃 / 줄양대꽃




6

부용화 / 하수오꽃 / 더덕꽃 / 아주까리꽃 / 물봉선화 / 싸리꽃 / 녹두꽃 / 투구꽃 / 코스모스 꽃도장 / 구절초 / 뚱딴지꽃 / 들깨꽃 / 차나무꽃 / 핑크뮬리꽃 / 무릇꽃 / 억새꽃 / 서리꽃




해설 | 꽃이 된 순이의 추억, 가슴에 묻고 _이인우

작가 소개
  • 작가임상근
· 《한국문학예술》 시부문 등단

· 한국문인협회, 경상북도문인협회, 안동시문인협회, 와룡문학회 회원

· 제18회 《문학세계》 문학상 시부문 본상 수상

· 《김해일보》 신춘문예 시부문 최우수상 수상2022.04.

· 제6회 남명문학상 전국공모 소설부문 우수상 수상

· 2025 《문학과비평》 문학상 헤밍웨이 대상 수상




· 시집 『그리움이란 씨줄에 사랑의 날줄 놓아』 『창식이 형 1·2』

· 장편소설 『돈보라』

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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