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들어가며
법은 신문의 다음 페이지에서 시작된다. 오늘 아침 포털의 실시간 뉴스란을 채운 사건들-법왜곡죄 신설을 둘러싼 법사위의 격론, 태릉골프장 위로 겹쳐진 세계유산 보존지역의 붉은 선, 개식용종식법의 유예기간이 끝나가는 대구 칠성시장의 텅 빈 점포들, "AI가 번 돈을 국민에게 돌려줄까"라는 미국발 질문-은 모두 어느 순간 법정의 언어로, 헌법재판소의 결정문으로, 국회 본회의의 표결로 옮겨진다. 이 책은 바로 그 옮겨지는 순간을 포착하려는 시도다.
2026년 상반기 대한민국은 유례없이 많은 법적 전환점을 통과했다. 간첩죄가 73년 만에 개정되고, 대법관이 14명에서 26명으로 늘어나며, AI기본법이 세계 최초로 전면 시행되고, 재판소원이라는 새로운 제도가 도입되자마자 실제 사건에 적용되었다. 이 격변의 한복판에서 로스쿨 구술면접이 요구하는 능력은 분명하다. 오늘 아침의 사건을 오늘 저녁의 법리로 재구성할 수 있는가. 찬반 양측의 논거를 편견 없이 세울 수 있는가. 그리고 그 대립을 가로질러 자신만의 결론에 도달할 수 있는가.
2. 이 책의 형식
이 책에 수록된 문제들은 모두 동일한 구조를 취한다.
[제시문 가・나]는 실제 언론 보도에 기초해 재구성한 사실관계다. 사건의 본질은 유지하되 특정인에 대한 공격이나 인신공격으로 흐르지 않도록 했다. [제시문 가]는 대개 쟁점을 촉발한 사건이나 입법의 배경을, [제시문 나]는 그에 대한 반론이나 후속 전개를 담아, 하나의 사안 안에 이미 대립하는 두 목소리가 내장되도록 구성했다.
[문제]는 제시문에서 도출되는 핵심 쟁점을 묻는다. 두 문제로 구성되며, 각각은 헌법・행정법・형법・민법・노동법・조세법・국제법 등 개별 법 영역의 법리를 요구하되, 하나의 사건이 여러 법 영역에 걸쳐 있는 경우가 많다는 오늘날 법현실을 그대로 반영한다.
[예시답안]은 다음 네 단계로 전개된다.
1. 쟁점: 무엇이 다투어지는가를 한 문장으로 압축한다.
2. 분석: 찬성과 반대 입장을 각각 세 개의 논거로 세운다. 이 책은 어느 한쪽의 손을 들어주기 위해 다른 쪽을 허수아비로 세우지 않는다. 실제로 그 입장을 지지하는 사람이라면 수긍할 만한 수준으로 각 논거를 구성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았다.
3. 결론: 앞선 대립을 총괄하여 하나의 입장을 취하되, 대개는 양극단이 아닌 절충적・단계적 해법을 제시한다. 이는 법적 판단이 흑백논리가 아니라 상충하는 이익의 형량이라는 점을 보여주기 위함이다.
4. 보충: 관련 조문, 판례, 비교법 사례 세 가지를 덧붙여, 답안이 추상적 논변에 그치지 않고 실정법과 판례에 뿌리내리도록 했다.
3. 이 책이 다루는 영역
이 책은 특정 법 분야에 국한되지 않는다. 헌법재판소원, 위헌 정족수, 경제민주화 조항, 형법법왜곡죄, 정당방위, 구조불이행죄, 행정법맹견사육허가제, 세계유산영향평가, 노동법근로자 추정제도, 정년연장,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조세법글로벌최저한세, 초과이윤 논쟁, 지식재산권법AI 학습과 저작권, 퍼블리시티권, 국제법규칙 기반 질서의 붕괴, 필라 원 그리고 아직 이름조차 낯선 AI법권리능력, 워터마크 의무, 딥페이크에 이르기까지-2026년 상반기가 실제로 우리에게 물었던 질문들을 최대한 넓게 포괄하고자 했다.
4. 이 책을 읽는 법
구술면접장에서 수험생에게 요구되는 것은 정답의 암기가 아니라 논증의 구조다. 이 책의 예시답안은 하나의 정답이 아니라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