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사람 앞으로,
택배가 다시 오기 시작했다
해든아파트 105동 703호.
그 집의 주인 이만석은 이미 죽었다.
그런데 죽은 지 23일째 되던 날, 그의 이름으로 택배가 도착한다.
한 번의 실수라고 생각했지만 택배는 계속된다.
컵라면, 충전선, 문구류, 옷.
죽은 노인이 사용할 것 같지 않은 물건들이다.
더 이상한 것은 배송 요청사항이다.
[집에 있습니다. 꼭 직접 전달해 주세요.]
빈집에서 전화벨이 울리고, 밤이 되자 불이 켜진다.
그리고 가족들은 말한다.
“우리가 주문한 게 아닙니다.”
죽은 사람이 남긴 주소 하나를 따라가며
가족조차 몰랐던 그의 마지막 시간이 조금씩 모습을 드러낸다.
《한 아파트에서 일어난 일》 첫 번째 이야기.
같은 아파트에 살지만
우리는 서로를 모른다
《한 아파트에서 일어난 일》은 해든아파트를 무대로, 평범한 일상 속 작은 어긋남에서 시작되는 미스터리를 그리는 전 10권의 연작 소설이다. 택배 하나, 놀이터의 아이, 단톡방에서 사라진 이름, 비어 있는 집, 움직이지 않는 자동차처럼 별것 아닌 듯한 사건을 따라가다 보면 그 뒤에 숨어 있던 사람들의 삶과 사정이 드러난다.
각 권은 독립된 이야기이면서도 하나의 세계로 이어지고, 앞선 이야기에서 스쳐 지나간 인물과 작은 단서가 다음 사건으로 연결된다. 같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같은 주차장을 지나면서도 우리는 옆집 사람이 어떤 하루를 살아가는지 알지 못한다. 이 시리즈는 바로 그 닫힌 문 너머를 들여다본다.
수상한 사람에게는 이유가 있고, 이상한 집 안에는 우리가 몰랐던 삶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