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신刺青」은 다니자키 준이치로가 1910년, 스물넷의 나이로 문단에 데뷔하며 발표한 단편입니다. 당대의 문호 나가이 가후가 이 작품을 극찬하면서 그는 단숨에 촉망받는 신예 작가로 떠올랐고, 이후 평생 이어질 관능과 미美에 대한 탐구가 이 짧은 소설 한 편에 이미 응축되어 있습니다. 에도 시대, 뛰어난 솜씨로 이름난 젊은 문신사 세이키치는 오랫동안 마음에 품어 온 이상을 실현할 완벽한 피부를 지닌 여인을 찾아 헤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마주친 게이샤 견습생의 발에서 운명을 직감한 그는, 그녀를 자신의 화실로 이끌어 등에 거대한 거미 문신을 새겨 넣습니다. 바늘이 살갗을 파고들 때마다 고통에 신음하던 순진한 소녀는, 문신이 완성되는 순간 전혀 다른 존재로 눈을 뜹니다. 예술가의 손끝에서 탄생한 것은 한 폭의 그림이 아니라, 스스로 아름다움의 힘을 자각한 요염한 여인이었습니다. 예술과 관능, 지배와 종속이 뒤바뀌는 짧고 강렬한 결말은 다니자키 문학 특유의 탐미주의를 압축적으로 보여줍니다. 이번 전자책은 일본어 원문에 후리가나를 단 원문 감상판으로, 다니자키 특유의 유려하고 관능적인 문체를 원문 그대로 느끼고 싶은 독자를 위해 구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