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구름의 두 번째 장편소설 《거꾸로 걷는 사람들》은 한 세기에 가까운 시간을 가로지르며, 서로 다른 시대를 살아낸 네 여자의 삶을 통해 여성의 고통과 생존, 그리고 사랑과 용서의 의미를 묻는 작품이다.
광목으로 배를 조이며 세상의 시선을 견뎌야 했던 엄마, 그 시대의 비밀 속에서 태어나 평생 죄책감을 짊어진 유정,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태평양을 건너 뉴욕에서 외로움과 싸워야 했던 수정, 그리고 아직 세상이 무엇인지 모른 채 자라고 있는 제인. 작품은 한 가족 안의 네 여자가 남긴 상처와 기억을 따라가며, 시대가 변해도 여성들에게 요구되었던 침묵과 희생의 무게가 얼마나 달라졌고 또 얼마나 닮아 있는지를 섬세하게 그려낸다.
작품 곳곳에 등장하는 ‘광목’, ‘업둥이’, ‘노란 문’, ‘나침반’ 등의 상징을 통해 시대가 변해도 여전히 반복되는 편견과 침묵을 조면하면서도 끝내 삶을 포기하지 않고 단단하게 살아내며 세상이 정한 길을 거슬러 살아야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로, 제목 《거꾸로 걷는 사람들》이 품고 있는 의미를 더욱 깊게 확장시킨다.
이 소설은 미혼모라는 낙인이 시대마다 어떻게 다른 얼굴로 반복되어 왔는지를 응시하는 동시에, 어떤 시대에도 끝내 사라지지 않았던 여성들의 생명력과 연대를 이야기한다. 보이지 말라고 했고, 들리지 말라고 했으며, 없는 사람처럼 살아가기를 강요받았지만, 그럼에도 자기 삶을 포기하지 않았던 사람들에 대한 기록이다.
《거꾸로 걷는 사람들》은 살아남기 위해 거꾸로 걸어야 했던 여자들의 이야기이자, 그 길 끝에서 다음 세대에게 건네는 작고 단단한 희망의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