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의 원리는 지켜야 할 규칙의 목록이 아니다
저자는 말과 말 사이를 옮기는 일을 해 온 사람이다. 유엔총회 협약문을 영문으로 옮겼고, 국제 공인 서류의 번역을 맡아 왔다. 동시에 중고등부 자녀를 둔 학부모이자, 아이들을 맡은 교사다. 주일 예배에서 들은 설교를 곱씹다가 아이들 단톡방에 한 편씩 글을 올렸고, 이 책은 그 글들을 다시 다듬어 묶은 것이다.
다루는 자리는 낯익은 곳들이다. 찬양할 때 손을 드는 이유, 봄·여름·가을·겨울이라는 우리말에 담긴 뜻, 베드로에게 세 번 물으신 사랑, 탕자의 아버지가 달려 나온 장면. 그런데 그 익숙한 자리에서 한 번 더 멈춰 선다. 찬양을 뜻하는 히브리어 야다가 손에서 왔다는 것, 자비를 뜻하는 라함이 어머니의 자궁에서 왔다는 것, worship이 worth에서 왔다는 것. 번역가의 습관대로 말의 뿌리를 파고들면, 익숙하던 구절이 다시 낯설어진다.
스물다섯 편은 네 갈래로 묶였다. 몸짓과 계절을 읽는 1부, 성경의 행간을 읽는 2부, 꿈이 말을 걸어온 3부, 그것이 삶으로 옮겨진 4부. 《변신》과 《벤허》를 빌려 온 대목이 있고, 꾼 그대로 적은 꿈 세 편이 있다.
각 편마다 수채 삽화가 한 장씩 놓였다. 한 편이 길지 않아, 하루에 하나씩 읽기에 알맞다.
"내 아이가 읽는다면 무엇을 남겨 주고 싶은가." 글을 고르는 기준은 그 하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