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다시 눈을 뜬 곳은 내가 읽던 로맨스 판타지 소설 속이었다.
하필이면 황실 권력 다툼에 휘말려 이름 한 줄로 죽는 몰락 귀족 영애, 리아 벨로아의 몸.
원작의 비극을 알고 있는 리아는 이번 생만큼은 조용히 살아남기로 결심한다. 황실과 멀어지고, 주인공들과 얽히지 않고, 수도를 떠나 평범하게 사는 것.
하지만 눈보라가 몰아치던 어느 밤, 그녀는 골목에서 버려진 아기 하나를 발견한다.
은빛 머리카락과 붉은 눈.
그 아이는 훗날 자신을 버린 황족과 귀족들을 모조리 숙청하고 제국을 피로 물들일 ‘피의 황제’ 카이엘이었다.
원작대로라면 그는 사랑받지 못한 채 자라고, 배신과 학대 속에서 증오를 배우며 결국 최악의 폭군이 된다.
살아남으려면 모른 척해야 했다.
그러나 얼어붙은 작은 손이 리아의 손가락을 붙잡은 순간, 그녀의 눈앞에 정체불명의 메시지가 나타난다.
[카이엘 드 라인하르트]
[현재 운명 : 폭군]
[폭군화 진행도 : 12%]
[미래는 변경할 수 있습니다.]
리아는 아이를 버리는 대신 품에 안는다.
“네가 정말 폭군이 될 운명이라면, 내가 그 운명부터 바꿔 줄게.”
그날 이후 모든 것이 달라지기 시작한다.
카이엘의 폭군화 진행도는 조금씩 내려가고, 원작에는 없던 사건들이 연이어 발생한다. 사라진 황자를 찾는 황실 세력이 움직이기 시작하고, 제국 최강의 기사 에드릭 발테르는 리아가 황자를 숨기고 있다고 의심한다.
처음에는 차갑게 황자를 내놓으라던 에드릭도, 아무런 대가 없이 아이를 지키려는 리아를 지켜보며 점차 그녀에게 마음을 빼앗긴다.
한편 카이엘 역시 자신을 처음 안아 준 리아를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존재로 받아들이기 시작한다.
하지만 사랑이 깊어질수록 위험도 커진다.
아이를 버린 것으로 알려진 황후의 진실, 카이엘을 제거하려는 황실의 음모, 황위를 둘러싼 권력 다툼, 그리고 원작에서는 존재하지 않았던 운명 개변 시스템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