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였을까요.
싫다는 말을 하는 것이 어려워지고,
힘들다는 말을 꺼내는 것이 미안해지고,
내 마음보다 다른 사람의 기분을 먼저 살피게 된 것이.
우리는 어릴 때부터 배려하는 사람이 좋은 사람이라고 배웠습니다.
친구와 사이좋게 지내야 하고,
어른의 말씀을 잘 들어야 하며,
누군가 어려움에 처하면 도와주어야 한다고 배웠습니다.
그 가르침은 틀리지 않았습니다.
배려는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따뜻한 마음입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우리는 배려와 희생을 혼동하기 시작합니다.
상대방이 서운할까 봐 하기 싫은 일도 받아들이고,
분명히 기분이 상했는데도 괜찮다고 웃으며,
힘든 날에도 약속을 취소하지 못합니다.
친구가 고민을 털어놓으면 몇 시간이고 이야기를 들어주면서,
정작 내가 힘들 때는 괜히 부담을 줄까 봐 아무 말도 하지 않습니다.
누군가에게 부탁을 받으면 내 일정부터 확인하기보다
어떻게 거절해야 상대방이 기분 나쁘지 않을지를 먼저 고민합니다.
그러다 보면 이상한 일이 생깁니다.
다른 사람들은 나를 좋은 사람이라고 말하는데,
나는 점점 지쳐갑니다.
사람을 만나는 일이 부담스러워지고,
휴대전화에 메시지가 뜨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무거워질 때가 있습니다.
‘또 무슨 부탁일까?’
이런 생각부터 들기도 합니다.
그런 자신을 보며 또 자책합니다.
‘나는 왜 이렇게 사람이 싫어졌지?’
하지만 어쩌면 사람이 싫어진 것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늘 다른 사람에게 맞춰야 했던 관계의 방식에 지친 것일 수 있습니다.
좋은 사람으로 보이기 위해 너무 오랫동안 내 마음을 뒤로 미뤄온 것입니다.
이 책은 다른 사람을 생각하지 말고 이기적으로 살아가자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오히려 반대입니다.
다른 사람에게 베푸는 친절과 배려를
이제는 나에게도 조금 나누어주자는 이야기입니다.
친구가 힘들다고 하면 우리는 말합니다.
“오늘은 그냥 쉬어.”
그런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