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게 달려야만 살아남는다고 믿었던 한 청년이 있었다. 1999년 토끼의 해에 태어나, 한국 사회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빨리 달리는 것이 곧 성공’이라고 여겼다. 국어를 좋아했지만 이과를 선택했고, 인서울 대학에 입학한 뒤에는 대기업 취업을 위해 쉼 없이 스펙을 쌓았다. 그러나 남들보다 느리고 아픈 몸은 점점 더 빨라지는 속도를 감당하지 못했고, 졸업 무렵에는 하고 싶은 일도, 달릴 힘도 남아 있지 않았다.
그는 결국 어깨부터 허리까지 철심을 박은 몸으로 오랜 버킷리스트였던 세계여행을 떠났다. 이집트 다합에서의 네 달 살기, 멕시코 ‘죽은 자들의 날’ 축제, 안데스산맥과 마추픽추에서의 도전과 포기, 그리고 멕시코 벨리즈에서 만난 문장 ‘Go slow, but keep going.’ 이 책은 그 여정 속에서 얻은 깨달음을 담은 여행 에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