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은 인간의 팔과 기억을 넘어 인간의 판단과 사유의 자리로 다가오고 있다. 그 문턱 이후에도 인간은 무엇으로 인간일 수 있는가. 『문턱 이후의 인간』은 이 거대한 문명의 질문을 신명기의 기억, 도피성의 지연, 모세의 소명, 노년의 꿈, 음악과 영화, 그리고 한 사람의 사랑으로 되묻는 에세이집이다.
저자는 기술의 미래를 예언하지 않는다. 대신 기술의 속도 앞에서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인간의 오래된 능력—고통을 이해하려는 마음, 타인을 위해 잠시 멈추는 용기, 끝내 관계를 놓지 않는 사랑—을 바라본다. 과학과 신앙, 니체와 카뮈, 베토벤과 고흐, 성경과 인공지능이 한 노인의 삶 안에서 서로 질문하며 만난다.
책의 전반부가 문명과 신앙의 문턱을 사유한다면, 후반부는 사랑과 기억의 자리로 내려온다. 마침내 저자가 도달하는 곳은 거대한 결론이 아니라 곁에 누운 아내의 손을 조용히 잡는 순간이다. 인간은 완성되지 않는다. 다만 고통 속에서도 이해하려 하고, 사랑하려 하고, 함께 견디며 조금 더 깊어진다. 이 책은 그 믿음을 남기는‘삶의 기록’ 3부작의 마지막 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