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학의 경영학 강의실에는 해마다 더 많은 외국인 유학생이 앉는다. 이들에게 회계원리는 전공에서 처음 만나는 과목이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가장 많이 포기하는 과목이기도 하다.
왜 그럴까? 여러 해 강의하며 지켜본 결과, 이유는 회계가 어려워서가 아니었다. 한국어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회계 용어는 거의 모두 한자어이다. 「감가상각」, 「이연」, 「충당부채」 같은 말은 한국 학생에게도 낯설다. 한국어를 이삼 년 배운 유학생에게는 문장 전체가 암호처럼 보인다. 게다가 기존 교재의 문장은 길다. 한 문장에 서너 개의 절이 겹쳐 있고 주어는 자주 생략된다. 내용을 몰라서가 아니라 문장을 끊지 못해서 이해에 실패하는 것이다.
이 책은 그 문턱만 낮추려고 썼다. 회계의 내용은 조금도 줄이지 않았다. 쉬워진 것은 한국어이고, 회계는 그대로이다.
구체적으로 이 책은 세 가지를 다르게 했다.
첫째, 문장을 짧게 썼다. 한 문장은 마흔다섯 자를 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삼았다. 두 가지를 말해야 하면 두 문장으로 나누었다. 주어를 생략하지 않았고 피동형을 쓰지 않았다.
둘째, 낱말을 세 번 만나게 했다. 각 장 앞머리의 「미리 보는 낱말」에서 한 번, 본문 중의 「낱말 풀이」 상자에서 한 번, 장 끝의 「낱말 다시 보기」에서 또 한 번이다. 어려운 한자어는 반드시 쉬운 우리말로 풀어 주었다.
셋째, 두 편으로 나누었다. 열여섯 장을 한 학기에 소화하는 것은 무리이기 때문이다. 다만 제1편 안에 회계의 한 바퀴가 완결되도록 배치했다. 거래에서 시작해 분개와 결산을 거쳐 재무제표까지, 이 책의 제1편 부분제1~7장만으로도 회계의 전체 그림을 손에 쥘 수 있다.
가상의 회사 ㈜한국상사는 제3장에서 김한국 씨가 창업하여, 제6장에서 첫 결산을 하고, 제7장에서 문구 판매업으로 넓혀 간다. 독자는 흩어진 예제가 아니라 한 회사가 자라는 이야기를 따라가며 회계의 논리를 몸에 익히게 된다.
그리고 각 장 끝에 「한국의 회계 이야기」를 두었다. 전자공시, 세금계산서, 전표, 결산 시즌 같은 한국의 제도와 문화를 함께 담았다. 회계는 규칙이지만, 그 규칙이 쓰이는 자리는 언제나 한 나라의 현실이기 때문이다.
강의실에서 이 책이 유학생들의 첫 회계 공부를 조금 덜 외롭게, 조금 더 단단하게 만들어 주기를 바란다.
그리고 언젠가 이 학생들이 한국과 자기 나라 사이에서 두 나라의 회계를 모두 아는 사람으로 일하는 유능한 인재가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