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벌어 11억, 필요한 돈 20억]
강의를 시작하면 열에 아홉은 이렇게 묻는다. "그래서 뭘 사면 됩니까?"
저자는 그 질문에 답하지 않는다. 순서가 뒤바뀐 질문이기 때문이다. 배로 태평양을 건널 때 중요한 것은 돛의
성능이 아니라 나침반이다. 방향이 틀리면 좋은 배일수록 더 빨리 엉뚱한 곳에 닿는다.
이 책은 먼저 숫자를 꺼낸다. 초봉 2,000만 원으로 시작해 22년을 일하면 평생 소득은 약 11억이다. 그런데
46세에 은퇴하고 50년을 더 살려면 20억이 필요하다.
이 격차는 더 열심히 일해서 메울 수 있는 격차가 아니다. 연봉 8,000만 원을 받아도 20년 동안 한 푼도 쓰지
않아야 겨우 닿는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나]
우리가 물려받은 인생 설계도는 평균수명 60세 시대에 만들어진 것이다. 좋은 대학, 좋은 직장, 정년까지
버티기. 그 시대에는 완벽한 정답이었다.
60년치 자재로 120년짜리 집을 지으면 어떻게 되는가. 절반쯤 짓다가 자재가 떨어진다.
[그런데 이 책은 돈 이야기부터 하지 않는다]
시중의 노후 설계서는 대부분 '어떻게How'에서 시작한다. 연금 활용법, 인출 순서, 절세 전략. 모두 필요한
내용이다.
그러나 저자가 현장에서 8회차 강연을 반복하며 확인한 것은 정반대였다. 사람들이 막히는 지점은 방법이
아니라 방향이었다.
"돈을 얼마나 모아야 하는지는 알겠는데, 그 돈으로 뭘 하고 살아야 할지를 모르겠다."
"20억을 모았는데, 정작 나를 위해서는 한 푼도 못 쓰겠다."
"회사를 나오니 내가 누구인지 모르겠다."
어디에 써야 할지 모르는 돈은, 반드시 남이 대신 써 준다.
그래서 이 책은 재테크 책이면서도 1~2장을 통째로 '나를 찾는 일'에 쓴다. 저자는 이것을 금융인문학이라
부른다. 인문학이 행복을 추구하는 학문이라면, 돈이 없어서 불행한 사람이 이토록 많은데 돈 이야기를
인문학에서 빼놓는 것이 말이 되는가.
[그리고 실행으로 간다]
3~4장에서 숫자를 마주하고, 5~6장에서 시대와 자본주의의 규칙을 읽는다. 은행은 왜 자꾸 돈을 빌리라고
하는지, 100원이 어떻게 1,000원이 되는지, 짜장면 값이 왜 연 9%씩 오르는지.
7장에서는 구조를 만든다. 72의 법칙, 복리, 그리고 원금은 건드리지 않고 열매만 따 먹는 세이프 머니. 월
100만 원 10년으로 만든 종잣돈이 어떻게 20억이 되는지를 계산기 화면과 함께 따라간다.
저자는 자신의 설계서까지 공개한다. 만 47세에 은퇴하고 5년에 걸쳐 모은 2억 3,000만 원으로 심은 돈나무.
만 65세에 5억 2,000만 원이 되고, 매달 304만 원이 나오며, 20년을 받고도 원금은 가족에게 남는 구조다.
그리고 마지막 8장의 답은 '절약'이 아니라 '창업'이다. 사무실도 직원도 재고도 없는 1인 지식 기업. 창업
자금은 명함값 2만 원이다. 변기 뚫는 법을 모르는 세대, 모유 수유를 100만 원 내고 배우는 세대에게
시니어의 평범한 경험은 그대로 상품이 된다.
[저자의 이력이 곧 메시지다]
화학공학 석사 출신 공학도가 22년을 화학업계에서 보내고, 만 47세에 퇴직해, 자산운용사 대표이사와 대학
전임교수를 거쳐 지금은 금융인문학자로 강단에 선다.
난독증이 있어 학창 시절 지문 있는 문제를 풀지 못했다. 말더듬이라 남 앞에서 말을 못 했다. 하루 15분
독서를 2년간 지켜 작가가 되었고, 매일 아침 6시 온라인 독서 모임을 7년째 1,200회 넘게 이어 오고 있다.
[이런 분께 권한다]
· 퇴직금은 손에 쥐었으나 어디에 둘지 모르는 분
· 얼마가 필요한지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