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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신록제요

유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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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신록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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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9791139064148
책 소개
의심 끝에서 비로소 만나는 진실

오래된 경전을 읽다 보면 문득 걸음을 멈추게 하는 문장을 만난다. 뜻이 선뜻 이어지지 않고, 기록된 인물의 말과 행동이 어딘가 낯설게 느껴질 때가 있다. 그러나 우리는 흔히 그 의문을 자신의 부족함 탓으로 돌린다. 성현과 경전을 의심해서는 안 된다는 마음 때문에, 이해되지 않는 대목마저 애써 받아들이기도 한다.

청대의 고증학자 최술崔述, 1740~1816, 곧 최동벽崔東壁은 바로 그 지점에서 질문을 시작하였다.

이 기록은 처음부터 이렇게 전해졌는가.
후대의 기억과 소문이 덧붙은 것은 아닌가.
서로 다른 시대의 인물과 사건이 하나의 이야기로 합쳐진 것은 아닌가.
성현이 하지 않은 말이 어느새 성현의 가르침으로 굳어진 것은 아닌가.

《고신록제요考信錄提要》는 최술이 평생에 걸쳐 저술한 《고신록》의 문제의식과 연구 방법을 집약한 책이다. 그는 옛 기록이라는 이유만으로 믿지 않았고, 이름난 학자의 말이라는 이유로 검증을 멈추지 않았다. 경전과 사서, 제자서와 잡설을 서로 대조하고, 인물의 생존 시기와 사건의 선후 관계, 제도의 변화와 문헌의 성립 과정을 치밀하게 살폈다.

사실이 아닌 이야기도 오랫동안 반복되면 진실의 모습을 갖게 된다. 한 사람의 불확실한 기억이 여러 사람의 입을 거치고, 하나의 책에 실린 이야기가 다시 다른 책으로 옮겨지면, 마침내 누구도 그 출처를 묻지 않게 된다. 도덕적으로 훌륭하고 감동적인 이야기일수록 사람들은 그것이 실제로 있었던 일인지 확인하기보다 믿고 싶어 한다.

최술은 그렇게 쌓인 후대의 과장과 부회를 조심스럽게 걷어냈다. 그것은 성현을 깎아내리기 위한 일이 아니었다. 오히려 후대인이 꾸며낸 모습을 벗겨내고 성현의 진실한 모습에 조금이라도 더 가까이 다가가려는 간절한 노력이었다.

그가 말한 ‘고신考信’은 모든 것을 의심하고 부정한다는 뜻이 아니다. 글자 그대로 ‘고찰하여 믿는다’는 뜻이다. 근거가 충분한 것은 받아들이고, 부족한 것은 판단을 보류하며, 알 수 없는 것은 알 수 없는 채로 남겨두는 일이다. 모르는 것을 아는 것처럼 꾸미지 않고, 근거가 닿는 곳까지만 말하는 학문적 정직함이 그 안에 담겨 있다.

최술은 공자를 존경하였기에 공자에 관한 이야기를 모두 믿지는 않았다. 공자가 하지 않은 말을 그의 말로 전하고, 실제로 하지 않은 행동을 그의 행적으로 꾸미는 것은 공자를 높이는 일이 아니라 오히려 그의 참모습을 가리는 일이라고 보았다. 경전을 존중한다면 경전에 없는 것을 있다고 말해서는 안 되며, 성현을 존경한다면 후대의 아름다운 이야기를 그의 삶에 함부로 보태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

이 엄격한 원칙을 따라 최술은 평생 옛 기록과 마주하였다. 사람들이 익숙하게 믿어온 이야기를 의심하고, 이름난 학자의 오류를 지적하며, 세월 속에서 진실처럼 굳어진 기록을 다시 살피는 길은 외롭고 고단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그는 확실하지 않은 것을 확실하다고 말하지 않았다. 알 수 없는 것을 억지로 설명하여 자신의 지식을 드러내려 하지도 않았다. 그의 문장에는 진실 앞에서 물러서지 않는 학자의 고독과 절제가 배어 있다.

《고신록제요》에는 그가 《고신록》을 저술한 까닭과 학문적 원칙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기록이 전해지는 동안 어떻게 변형되는지, 기억과 소문이 어떻게 사실처럼 굳어지는지, 위서와 잡설은 어떠한 

목차
《고신록제요》 목차

● 《고신록제요》 자서〔自序〕

제1부 《고신록제요》 상권_ 고신의 원칙과 기록의 진위

1. 경서를 읽을 때 고증하여 믿어야 한다는 뜻을 두루 논하다
1 시대와 식견 [時代與識見]
2 사람의 말을 모두 믿을 수는 없다 [人言不可盡信]
3 견문이 적으면 잘못 알기 쉽다 [少見者多誤]

2. 전국시대의 잘못된 학설과 우언은 믿을 만한 근거가 없다
1 자신을 기준으로 옛사람을 헤아리다 [以己度人]
2 근거 없는 말이 실제 사실로 확대되다 [虛言衍成實事]
3 옛말을 잘못 이해하여 후대의 망설이 생겨나다 [古語失解後之妄說]
4 유학자들이 참위설의 말을 채택하다 [儒者采讖緯語]
5 《좌전》으로 진·한의 기록을 논박하다 [劉知幾用《左傳》駁秦漢之書]
6 홍매가 근세의 천박하고 망령된 책을 논박하다 [洪邁駁近代淺妄書]
7 잡설이 널리 퍼지는 까닭 [雜說流行之故]

3. 한대 학자들의 해석에 나타난 오류
1 실제 사건이 잘못 전해지다 [實事之傳誤]
2 사실과 달라진 기억을 억지로 봉합하다 [記憶失眞之彌縫]
3 전해 들은 이야기가 다른 말로 거듭 나타나다 [傳聞異詞之重出]
4 이야기를 온전하게 만들려다 오해가 생기다 [曲全與誤會]
5 모르는 것을 억지로 안다고 하다 [強不知以爲知]

4. 동진 이후에 만들어진 위서를 논하다
1 이름만 취하고 실제 내용은 버리다 [取名捨實]
2 위서가 옛사람을 모함하다 [僞書誣古人]
3 더 보태려다가 본래의 내용을 잃다 [買菜求益]

5. 경과 전, 주석에도 다 믿을 수 없는 말이 있음을 논하다
1 《맹자》에서도 모두 믿을 수 없는 부분 [《孟子》不可盡信處]
2 전과 기는 경과 동등하게 놓을 수 없다 [傳記不可合於經]
3 주자의 오류 [朱子之誤]

6. 널리 읽는 데만 힘쓰고 자세히 고증하지 않는 잘못을 논하다
1 시대가 내려올수록 취사선택 자료가 복잡해진다 [世益晚則采擇益雜]
2 사실의 진위를 살피지 않고 잘잘못부터 논하다 [不考虛實而論得失]

7. 『고신록』을 지은 까닭을 스스로 밝히다
△ 책을 읽는 사람과 옛일을 고증하는 사람의 경계 [讀書者與考古界]


제2부 《고신록제요》 하권_ 각 저술의 서문과 편찬 원칙

1. 전론
1 고서를 고증하고 판별하는 방법 [考辨古書之方法]
2 위로 통달하는 공부와 아래로 배우는 공부 [上達與下學]
3 고서를 고증해 온 자신의 경험을 서술하다 [自述考辨古書之經歷]

2. 전록서
1 《고고제요》2권
2 《보상고고신록》2권

3. 정록서
1 《당우고신록》 4권
2 《하고신록》2권
3 《상고신록》2권
4 《풍호고신록》8권
5 《수사고신록》4권

4. 후록서
1 《풍호고신별록》 3권
2 《수사고신여록》 3권
3 《맹자사실록》 2권
4 《고고속설》 2권
5 《고신부록》2권

5. 후론
1 지나치게 세밀하다는 비판에 답하다 [答過細之誤]
2 이 책의 구성과 서술 체계〔本書體例〕
△ ‘강일자’와 ‘보’ [降一字, 補]
△ ‘비람’과 ‘존의’ [備覽, 存疑]
△ ‘부록’과 ‘부론’ [附錄, 附論]
△ ‘비고’와 ‘존참’ [備考, 存參]
3 말이 번다하다는 물음에 답하다 [答詞費之問]

부록_고신록제요 원문

작가 소개
  • 작가유혜영
유혜영

문학박사. 성균관대학교에서 동양고전학을 전공하였으며, 청대 고증학자 최술崔述의 《고신록考信錄》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한중일어문연구원을 운영하며 대학과 평생교육 현장에서 《논어》·《맹자》·《주역》을 비롯한 동양고전과 인문학을 가르치고 있다.

박사과정에서 처음 만난 《최동벽유서崔東壁遺書》는 경전을 바라보는 그의 시선을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았다. 오래된 기록이라고 무조건 믿기보다 문헌의 성립과 전승 과정을 살피고, 본래의 기록과 후대의 부연을 구별해야 한다는 최술의 ‘고신考信’ 정신은 이후 연구와 강의의 중요한 토대가 되었다.

논문을 준비하며 최술이 평생 걸어간 고독한 학문의 길과, 스승의 유고를 지켜낸 제자 진이화陳履和의 헌신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 그때 언젠가는 반드시 《최동벽유서》를 우리말로 옮기겠다고 마음먹었다. 《고신록제요》는 오랫동안 품어온 그 약속을 실천하는 첫걸음이다.

동양고전이 일부 연구자의 서가에만 머무르지 않고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과 만날 수 있어야 한다고 믿는다. 옛 문헌을 정확하면서도 이해하기 쉬운 우리말로 번역하고, 그 안에 담긴 지혜와 질문을 현대의 독자들에게 전하는 일을 계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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