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의 어려움은 시작이 아니라 지속에 있다. 국가데이터처 기업생멸행정통계에 따르면 신생기업의 5년 생존율은 36.4%다. 열 곳이 문을 열면 다섯 해 뒤 서너 곳만 남는다. 실패의 원인은 대개 제품이나 열정이 아니라 숫자에 있다. 예금 잔액와 이익은 다르고, 매출과 현금은 같지 않다. 그 차이를 읽지 못하면 흑자를 내고도 자금이 마른다.
사업자등록 시점 하나가 수백만원의 매입세액 환급을 가르고, 본점 소재지 하나가 5년치 감면액을 바꾼다. 제도를 몰라서 잃는 금액은 사업이 잘될수록 커진다. 창업자에게 필요한 회계와 세무는 자격증 수준의 지식이 아니다. 자기 사업의 숫자를 스스로 읽고 판단에 쓰는 능력이다.
이 책은 회계기준과 세법 조문을 나열하는 대신, 창업기업이 실제로 마주하는 순서를 따라간다. 기업 형태를 고르고, 사업자등록을 하고, 거래를 기록하고, 결산으로 한 해를 닫는다. 그다음 재무제표로 회사를 설명하고, 세금을 신고하고, 지원제도를 활용한다. 각 단계에서 어떤 판단이 필요한지를 함께 묻는다.
이 책의 본문 설명은 두 회사를 통해 이어진다. 서울 공릉동에서 카페를 여는 개인사업자 봄날카페와 대전에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주식회사 ㈜데이터숲이다. 업종과 법적 형태가 다른 두 회사의 같은 숫자가 열두 개 장을 관통한다. 덕분에 개인과 법인, 음식점과 기술창업의 차이를 하나의 사례 안에서 비교할 수 있다. 컬리와 우아한형제들의 공개 재무자료, 최근 발생했던 회계부정 사건들도 함께 다룬다.
각 장은 학습내용요약으로 열고, 본문에서 개념과 실무를 설명하며, 사례와 생각해볼 사항 체크, 연습문제로 닫는다. 생각해볼 사항 체크는 독자가 자기 사업에 대입해 답하도록 만들었다. 연습문제에는 풀이를 함께 실었다. 한 학기 강의 교재로도, 창업 준비자의 자습서로도 쓸 수 있다.
본문의 세율과 지원제도는 2026년 시행 법령을 기준으로 삼았다. 세법은 해마다 바뀐다. 실제 신고와 신청 전에는 국세청과 K-Startup의 최신 공고를 확인해야 한다. 이 책이 창업기업의 첫 다섯 해를 견디는 데 필요한 회계와 세무의 최소한을 갖추는 데 쓰이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