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inbow Original Series - The Indigo, Fantasy™
사람의 거짓과 공포를 먹으며 형사로 살아온 도문겸, 잃어버린 가문을 되돌리는 금빛 방망이를 손에 넣은 함우제, 강에 빠진 이들의 죽음의 숨을 대신 들이마시는 현진. 『이름 없는 구원자들의 밤』은 누군가를 구하려 할수록 더 깊이 괴물의 자리로 밀려나는 세 인물을 따라가는 한국형 다크 판타지 단편집이다.
이 책의 판타지는 낯선 왕국이나 먼 신화가 아니라 취조실의 거울, 몰락한 가문의 사랑채, 한밤중 다리 아래 강물에서 시작된다. 사람의 얼굴을 빌린 존재, 되찾은 것의 대가를 요구하는 도깨비의 물건, 산 자와 죽은 자의 숨이 뒤섞이는 강은 모두 하나의 질문으로 이어진다.
“누군가를 살리는 일이 과연 자신을 구원하는 일이 될 수 있는가”
세 편의 이야기는 범죄 수사, 민속 설화, 도시 괴담의 결을 오가며 ‘구원’이라는 말 뒤에 남는 죄책감과 대가를 집요하게 응시한다. 괴물은 언제 인간보다 윤리적일 수 있는지, 인간은 언제 괴물보다 잔혹해지는지, 그리고 끝내 우리가 감당해야 할 선택은 어디에서 시작되는지를 묻는다. 빠른 사건 전개와 서늘한 이미지, 인물 내면의 균열이 맞물리며 밤의 긴장감을 만든다. 완전한 영웅도 완전한 괴물도 되지 못한 인물들이 가장 어두운 자리에서 내리는 선택들을 통해 한국 판타지가 품을 수 있는 차갑고도 인간적인 여운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