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한가운데에는 가지가 하늘의 책장처럼 넓게 펼쳐진 오래된 느티나무가 있었어요. 낮에는 평범한 초록 잎이 무성했지만, 달이 뜨면 잎맥마다 은빛 선이 번지며 한 장 한 장의 별잎 책장이 되었습니다.
별잎에는 글자가 없었어요. 대신 봄비가 지나간 길, 한여름 매미의 떨림, 가을 열매의 향기처럼 숲이 하루 동안 품은 장면이 물감처럼 스며 있었지요.
붉은 갈색 털과 크림빛 배를 가진 다람쥐 다온은 가장 낮은 가지에 앉아 밤마다 천천히 펼쳐지는 나무의 이야기를 바라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