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생각 없이 캐나다행 워킹홀리데이를 준비하는데, 출국 전 임신 소식을 듣게 됩니다. 아이를 낳으면 커리어가 멈춘다고 들었습니다. 하지만 평생 워커홀릭으로 살았던 우리 엄마보다 더 악착같이 사는 나는, 그러지 않을거라고 생각했죠. 남편은 국내에서 첫 째를 돌보라고 하고, 저는 자유를 만끽하며 철없이 비행기에 탑니다. 식당에서 서빙 아르바이트를 하는 조건으로 비행기에 탄 것인데, 제가 임신한 것을 미리 말씀드리니 ‘아, 그러면 육아휴직을 쓸 때에는 이렇게 이렇게 해야겠다’며 플랜을 짜는 사장님을 보며 믿음이 갔지요. 하지만 캐나다에 도착해보니 식당은 생각보다 환경이 열악했고, 어찌저찌 시간이 흘러흘러 저는 만삭이 되었답니다. 식당 외로 내가 다른 일을 할 수 있을까 골똘히 생각하며 1000통 이상은 취업 지원을 한 것 같아요. 그 중 유일하게 딱 한 곳에서 연락이 왔어요. 굳이 재택 환경을 찾아다닌 것은 아닌데, 우연히 저를 채용하겠다는 곳이 재택을 요건으로 하는 곳이었어요. 곧 육체노동이 힘들어질 저였기에, 통역이라는 부담스러운 타이틀을 어떻게든 짊어지게 됩니다. 처음엔 식은땀이 났어요. 체포 현장, 암 선고, 정신질환자의 독백을 전화 한 통으로 통역해야 했어요. 버티다 보니 요율을 140% 올렸고, 이직 협상을 할 줄 알게 됐죠.
귀국 후 Threads에 "혹시 영어 할 줄 아는 사람 중에 재택근무 관심있는 사람 있어?"라는 글을 올렸을 때, 생각보다 너무 많은 연락이 와서 당황스러울 정도였어요. 답장을 못 할 만큼 메시지함이 꽉 찼어요. 뭔가 이사람들로부터 간절한 느낌을 받았어요. 내가 취업을 하기 위해 1000여곳에 문을 두드렸었고 단 한 곳만 회신을 해줬을 때, 그 때 느꼈던 간절함을 다른 사람도 다 느끼고 있다는 것을요.. 내가 거쳐간 길을 알려주는 1차 웨비나가 마감되기도 전에 2차 오픈 요청이 속속 들어왔어요. 그렇게 웨비나를 두 번 진행했어요. 일이 간절한 사람들이 그만큼 많았어요.
이 책은 저처럼 집에서 아기를 돌보느라 커리어가 막힌 엄마들을 위해 썼어요. 내가 걸었던 길을 다른 사람은 걷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일을 하는게 너무 간절한사람을 위해 바쳐요. 저처럼 간절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 이 책 한 권으로 시작점을 찾을 수 있다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