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소포타미아의 점토판 학교에서 오늘날 교실에 들어선 휴머노이드 로봇까지, 인류는 5천 년 동안 '가르침과 배움'이라는 가장 오래된 약속을 어떻게 지키고, 또 어떻게 저버려 왔는가.
이 책은 동서양을 가로지르며 교육의 전체 역사를 하나의 흐름으로 엮어낸 통사通史다. 저자는 수메르의 서기관 학교, 그리스의 파이데이아, 이슬람의 마드라사, 조선의 서당과 성균관에서 출발해, 인쇄술과 종교개혁이 만들어낸 근대적 학교 제도, 프랑스·영국·미국·일본·조선이 저마다 다른 길을 걸어 도달한 보편교육의 확립 과정을 촘촘한 사례와 함께 그려낸다.
그러나 이 책의 진짜 무게중심은 4장에 있다. 두 차례의 세계대전, 나치와 소비에트의 전체주의 교실, 우생학과 인종분리, 식민지 동화교육에 이르기까지, 교육이 해방이 아니라 억압의 도구로 전락했던 20세기의 기록을 저자는 결코 눈감지 않는다. '교육은 결코 중립적이지 않다'는 이 책의 핵심 명제는 바로 이 뼈아픈 역사에서 길어 올린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 5장, 저자는 이 모든 성찰을 발판 삼아 오늘 우리 눈앞에 도착한 질문과 마주한다. 인공지능이 사람의 몸을 빌려 걷고 만지고 가르치기 시작한 '피지컬AI' 시대, 교육은 또 한 번 무엇이 되려 하는가. 교육용 로봇의 역사에서 오늘날 교실의 실험 사례, 그리고 기대와 위험이 공존하는 가까운 미래의 시나리오까지, 저자는 낙관도 비관도 아닌 균형 잡힌 시선으로 이 질문에 답한다.
인류가 5천 년간 쌓아 올린 교육의 지혜와 과오를 한 권에 담은 이 책은, 기술이 아무리 정교해져도 결코 대신할 수 없는 것이 무엇인지를 묻는 모든 이에게 훌륭한 나침반이 되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