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정출세悟浄出世』는 중국 4대 기서 『서유기』의 등장인물 중 하나인 사오정沙悟浄을 주인공으로 삼아, 나카지마 아쓰시가 독자적으로 재해석해 낸 이색적인 철학 소설이다. 삼장법사를 따라 천축으로 가는 순례가 시작되기 이전, 오정이 아직 요괴로서 물속 세계를 떠돌던 시절의 이야기를 다룬다.
유사하流沙河 밑바닥에서 살아가는 요괴 오정은 자신이 왜 이런 존재로 태어났는지, 삶의 의미는 무엇인지에 대한 답을 찾아 물속 세계를 방랑한다. 그 여정에서 그는 저마다 다른 철학을 설파하는 온갖 물고기·조개·요괴 현자들을 차례로 만나는데, 이들은 저마다 불교, 도가, 유가 등 다양한 사상적 입장을 우화적으로 대변하는 인물들이다. 오정은 그 누구의 답에도 완전히 만족하지 못한 채 계속해서 다음 현자를 찾아 나선다.
존재의 이유를 스스로 찾아 헤매는 오정의 방랑은 흡사 철학적 편력소설피카레스크을 연상시키며, 대중에게 친숙한 『서유기』의 캐릭터를 빌려와 실존적 물음을 진지하게 파고드는 나카지마 특유의 재해석 능력이 돋보인다. 자매편인 『오정탄이』와 함께 읽으면 오정이라는 인물의 내면을 한층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 전자책은 일본어 원문후리가나 포함과 주요 어휘 해설, 한국어 번역을 함께 수록해 원문 독해와 문학 감상을 동시에 즐길 수 있도록 구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