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먼 미래의 도시는 밤에도 완전히 어두워지지 않았습니다.
하늘을 가르는 무인 열차와 공중 도로의 안내등, 높은 건물의 창문과 작은 배달 드론들이 별처럼 빛났습니다.
하지만 도시의 가장자리에는 새 건물들이 들어서지 않은 오래된 골목도 남아 있었습니다.
사람들이 하나둘 떠난 뒤에도 그곳에는 낡은 간판과 작은 화분, 비를 맞아 반들반들해진 돌계단이 제자리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매일 저녁, 그 골목으로 작은 로봇 하나가 걸어왔습니다.
이름은 루미.
루미의 가슴에는 손바닥만 한 둥근 불빛이 있었고, 등에 달린 작은 충전판은 오래되어 군데군데 색이 바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