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무는 공간 흐르는 시간
공간디자이너 이성환대자인
“디자인 수도 부산에서의 45년 공간디자이너 자전에세이”
좋은 공간은 한 사람의 재능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같은 꿈을 꾸는 사람들이 함께 고민하고, 배우고, 토론하며, 때로는 서로의 의견에 부딪히고, 다시 이해하며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비로소 생명을 얻는다. 회의실에서 나누었던 치열한 토론도, 현장에서 먼지를 뒤집어쓰며 나누었던 대화도, 지금 돌아보면 모두 공간을 살아 숨 쉬게 만든 소중한 시간이었다. 그 과정이 없었다면 지금까지 내가 만들었던 공간들은 단지 보기 좋은 건축물에 머물렀을 것이다. 디자인은 정답을 찾는 일이 아니라 더 나은 답을 함께 만들어 가는 과정이다. 그래서 나는 언제나 배우는 사람으로 남고 싶었다. 후배들에게 배우기도 했고, 현장의 기술자들에게 배우기도 했으며, 때로는 클라이언트의 한마디에서 새로운 시각을 얻기도 했다. 서로의 경험을 나누고, 부족한 부분을 채워 가는 시간이 결국 디자인의 깊이를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