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구치 이치요樋口一葉, 1872~1896는 메이지 시대를 대표하는 여성 소설가로, 스물네 살의 짧은 생애 동안 「키 재기」, 「탁한 강」, 「열사흗날 밤」을 비롯한 스무 편 남짓의 단편을 남겼다. 「새벽 이슬さをのしづく」은 소설이 아닌 수필로, 무라사키 시키부와 세이 쇼나곤의 우열을 논하는 것으로 시작해 글쓰기와 노래에 대한 단상, 지인들과의 일화, 그리고 하급 관리의 딸로 태어나 가난 속에서 글로 생계를 이어가야 했던 자신의 처지에 대한 솔직한 토로로 이어지는 짧은 산문집이다.
고전 수필 특유의 격조 높은 고문체候文로 쓰인 이 글에서, 이치요는 「겐지모노가타리」와 「마쿠라노소시」를 지은 두 여성 작가를 비교하며 재능과 덕, 세상의 평가에 대한 자신만의 통찰을 펼쳐 보인다. 렌가를 짓다 말문이 막혀 쩔쩔매는 장면이나, 노래를 팔아도 사줄 이 없다 한탄하는 대목에서는 문인으로서의 자의식과 생활고 사이에서 흔들리는 그녀의 인간적인 면모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글의 말미, "무릇 세상은 모두 우스운 것이다"라는 체념 섞인 한마디는 짧은 생을 살다 간 작가의 삶에 대한 태도를 압축해서 보여준다.
이 전자책은 일본어 원문에 후리가나를 병기해 원문 독해를 돕고, 문단별 단어장을 수록해 학습 효율을 높였다. 격조 높은 고문체의 리듬을 살린 한국어 번역을 함께 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