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은 천천히 다가가고, 한 사람은 성큼 다가간다. 한 사람은 마음을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 주고, 한 사람은 마음에 있는 말을 곧장 꺼내 놓는다. 서로 다른 곳에서 자란 미나와 사야는 같은 말을 사용하면서도 자주 다른 뜻을 듣는다.
나이를 먼저 묻는 사람과 숫자보다 사람을 먼저 보고 싶은 사람. “밥 먹었어?”로 안부를 전하는 사람과 “오늘 어땠어?”로 마음을 직접 묻는 사람. 침묵으로 곁을 지키는 사람과 소리 내어 위로하는 사람. 두 사람은 선물, 식사, 호칭, 거리감, 사과, 눈물, 혼자 있는 시간과 외로움까지 일상의 수많은 순간에서 서로 다른 마음의 문법을 발견한다.
《우리는 서로의 외국어》는 한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두 사람의 이야기가 아니다. 나라와 문화라는 이름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두 개의 마음에 관한 기록이다. 미나와 사야는 서로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고, 때로는 상대의 다정함을 무심함으로, 배려를 거리감으로 오해한다. 그러나 모르는 표현을 하나씩 배우듯 상대의 마음을 천천히 번역해 간다.
첫 신호, 거리 재기, 말과 침묵, 마음의 문법, 끝내 안 겹치는 것까지 다섯 부에 걸쳐 펼쳐지는 서른두 편의 에세이. 관계 속에서 반복되는 어긋남과 오해, 그리고 그럼에도 곁에 남는 마음을 두 사람의 목소리로 담았다.
가까운 사람인데도 왜 내 마음을 몰라주는지 답답했던 사람, 나의 다정함이 상대에게 다르게 전달된 경험이 있는 사람, 서로 다른 관계의 언어를 이해하고 싶은 독자에게 권한다.
우리는 서로를 완벽하게 번역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모르는 채로 돌아서지 않고, 한 문장씩 배우며 곁에 있을 수는 있다. 우리는 서로의 외국어이면서, 서로가 끝내 배우고 싶은 언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