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를 펼치면 아랍어, 페르시아어, 터키어는 서로 다른 어족에 속한다. 아랍어는 셈어족, 페르시아어는 인도유럽어족, 터키어는 튀르크어족. 언어학자의 계통수 위에서 이 셋은 남남이다. 그런데도 이 세 언어권의 문학을 한 권의 책 안에 묶으려는 것은, 이들이 천 년이 넘는 시간 동안 같은 하늘 아래서 서로의 이야기를 빌리고, 고치고, 되돌려주며 살아왔기 때문이다.
루미는 페르시아어로 시를 썼지만 그가 태어난 곳은 오늘날 아프가니스탄의 발흐였고, 몽골의 침입을 피해 가족과 함께 서쪽으로 떠돌다 마침내 정착해 묻힌 곳은 오늘날 터키의 코니아였다. 그의 무덤은 지금도 이슬람 세계 전역에서, 그리고 세계 각지에서 순례객을 불러 모은다. 한 사람의 생애 안에서 페르시아어와 아나톨리아, 수피즘과 셀주크 튀르크의 궁정이 이렇게 자연스럽게 겹쳐진다는 사실은, 이 책이 굳이 세 언어권을 한데 묶어 다루려는 이유를 가장 압축적으로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