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無에서 유를 창조하는 지적 문명 설계의 교전〉
"우리가 당연하게 떠받들어 온 거대한 허울은 과연 누구의 피와 서류 위에 세워졌는가? 영토의 무덤 위에서 주권을 건져 올리고 가상공간의 데이터베이스 속에서 영원히 살아 숨 쉬는 문명을 설계하는 가장 도발적인 지적 헌정!"
당신이 눈을 뜨면 마주하는 국경선이라는 캔버스는 영원불멸한 진리가 아니다. 그것은 누군가가 사활을 걸고 획득하고, 법전의 언어로 벼려내며, 중앙은행의 금고와 군대의 총구로 지탱해 온 위태로운 인공물의 총합이다. 만약 오늘 당장 체제가 공중 분해된다면 당신은 어떤 뼈대 위에서 내일의 아침을 맞이할 것인가? 도서는 개론서의 틀을 완전히 부수고 나아간다. 몬테비데오 협약의 국제법적 덫을 피해 소말릴란드와 팔레스타인의 성채를 넘나들고, 싱가포르의 헌법적 실용주의로 다인종의 파국을 봉합하며, 분데스방크의 잉크 냄새 나는 통화 주권으로 초인플레이션의 지옥을 탈출하는 거대한 '국가 창조 시뮬레이션'이다. 에스토니아가 포스트 소련의 폭풍을 뚫고 전자시민권이라는 가상의 영토로 걸어 나간 순간부터, 쿠리치바가 버스 토큰으로 생태 도시의 기적을 연출하고, 투발루가 바다 밑으로 가라앉는 국토를 블록체인 블록 속에 백업하여 불멸의 영토를 선언하기까지— 무無의 상태에서 문명을 일으켜 세우는 11가지의 잔혹하고도 매혹적인 아키텍처를 저자는 잔잔하게 폭로한다. 페이지를 넘기는 순간, 당신이 당연하게 여겼던 현실의 바닥이 거대하게 흔들리기 시작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