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나이가 들수록 새로운 만남보다 익숙한 하루에 마음을 기대게 됩니다.
늘 걷던 길을 걷고, 늘 마시던 차를 마시고, 늘 보던 사람들과 인사를 나눕니다.
어쩌면 그것이 가장 안전하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젊은 날에는 사랑이 찾아오면 세상이 뒤집히는 줄 알았습니다.
누군가를 만나면 밤새 통화하고, 하루라도 보지 못하면 견딜 수 없고,
사랑한다는 말을 수없이 확인해야 사랑인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면 알게 됩니다.
말없이 따뜻한 차 한 잔을 건네는 것도 사랑이고, 비 오는 날 우산을 하나 더 챙겨오는 것도 사랑이며,
아무 말 없이 같은 자리에 앉아 기다려주는 것도 사랑이라는 것을요.
이 이야기는 화려한 사랑 이야기가 아닙니다.
오십을 넘기고 육십을 바라보는 사람들이 다시 누군가에게 마음을 열기까지의 이야기입니다.
사랑보다 상처에 익숙해진 여자와, 기다리는 것밖에는 할 줄 몰랐던 남자가
작은 카페의 창가에서 조금씩 서로를 바라보기 시작합니다.
그들에게 사랑은 달려가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기다리는 일이었습니다.
상대의 속도를 재촉하지 않는 일이었고, 마음의 문 앞에서 조용히 서 있는 일이었습니다.
혹시 지금 당신의 삶에도 더 이상 새로운 일이 생기지 않을 것 같습니까.
사랑도, 설렘도, 다시 시작하는 일도 이제는 다른 사람의 이야기 같습니까.
그렇다면 이 이야기를 천천히 읽어보셨으면 합니다.
어쩌면 우리 인생에는 너무 늦어서 오지 않는 계절보다, 우리가 문을 열지 않아
들어오지 못했던 계절이 더 많았는지도 모르니까요.
그리고 어느 날,
늘 같은 시간,
늘 같은 창가에,
누군가가 앉아 있을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