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랑신경재 · 40년 교육자, 이제는 다음 사람에게 건네는 법을 궁리하는 사람
비랑이라는 이름을 처음 듣는 사람은 뜻을 묻습니다. 비랑은 대답 대신 웃습니다. 이름의 뜻보다 그 이름으로 살아온 시간이 더 많은 것을 말해주기 때문입니다.
신경재. 40년을 교실에서 보낸 사람의 본명입니다. 중학교 교단에서 3년, 강남 학원가에서 15년, 전국의 낯선 교실을 돌며 5년, 직접 세운 공방학교에서 15년을 보냈습니다. 마지막 2년은 아이가 아니라 손에 기름때가 묻은 어른들 앞에 섰습니다. 자리는 계속 바뀌었지만 하는 일은 같았습니다. 사람 앞에서 입을 여는 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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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에서 말을 건다는 것은 단순하지 않습니다. 질문 하나를 던지려면 그 말이 아이에게 어떻게 가닿을지를 먼저 헤아려야 합니다. 비랑에게 말은 늘 재미와 함께 왔습니다. 지식을 옮기는 말이 아니라 듣는 사람의 얼굴이 풀리는 말. 40년 동안 연습해 온 것이 그 말 거는 법입니다.
그 말들이 쌓여 스무 권 남짓한 책이 되었습니다. 교실에서 목소리로 건네던 말이 이제는 활자가 되어 더 멀리까지 갑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말 뒤에는 늘 오래 붙잡은 생각이 있었습니다. 웃기려고 던진 말이 아니었습니다. 그 말이 정말 누군가에게 가닿는지, 정말 배움이 되는지를 오래 따졌습니다. 사람이 배우는 순간을 40년 동안 지켜보며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붙잡는 훈련을 했습니다.
어떤 순간에 아이의 눈이 달라지는지, 어떤 침묵이 이해로 가는 길목인지. 말로 다 설명되지 않는 것을 구조로 옮기려던 오랜 생각이 세 가지 틀로 남았습니다. 비랑아이 v3, GBY-ID, C.R.A.F.T. 이름은 달라도 향하는 곳은 같습니다. 배움이 실제로 일어나게 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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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은 붙잡고만 있으면 완성되지 않습니다. 어느 순간에는 걸어 나가야 합니다. 비랑은 예비 사회적기업 GBY Heritage Works설립 예정: 주식회사 비랑를 통해 그 생각을 짓기 시작했습니다. 은퇴를 앞둔 이들의 손끝에 남은 것을, 다음 세대가 이어받을 수 있는 것으로 바꾸는 일입니다.
머릿속에서만 맴돌던 것을 손으로 꺼내놓는 일에는 누림이라는 말이 어울립니다. 오래 상상만 하던 것을 직접 만들어가는 과정 자체가 비랑에게는 삶을 누리는 방식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모든 걸음의 끝에는 사람이 있습니다. 비랑은 매달 섬나위 프로그램으로 지역의 어르신들을 찾아갑니다. 책도 계획서도 없이 한 사람의 얼굴을 마주하고 안부를 묻는 시간입니다. 지식 전승이라는 말이 사실은 이 소박한 만남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잊지 않으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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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 도움, 누림, 나눔. 비랑의 글과 일을 관통해 온 네 마디입니다. 따로 떼어 설명하면 딱딱해지지만 살아보면 처음부터 하나였습니다. 말을 걸 때 재미가 있었고, 생각을 붙잡을 때 누군가에게 갈 도움이 있었고, 행동으로 옮길 때 누림이 있었고, 관계를 맺을 때 나눔이 있었습니다.
""기술을 아는 사람은 많습니다. 사람이 배우게 만드는 것이 제 40년입니다.""
한 사람의 교육자가 걸어온 40년이, 이제는 여러 사람의 손끝에 남은 것을 잇는 다리가 되고 있습니다.
GBY Heritage Work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