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업한 회계사가 첫 3년 동안 가장 많이 하는 말은 인맥이 없어서 그렇다는 말이다. 이 책은 그 진단이 틀렸다는 데서 출발한다. 인맥은 신뢰를 전달하는 여러 통로 중 하나일 뿐이고, 통로가 문제라면 통로를 바꾸면 된다. 다만 통로를 바꾸기 전에 반드시 먼저 해결해야 할 것이 있다. 그 통로로 보낼 물건, 즉 이름과 범위와 가격이 정해진 자문 상품이다.
이 책은 콘텐츠부터 시작하지 않는다. 팔 물건을 먼저 만들고, 그 물건을 사야 하는 사람이 검색할 문장을 찾고, 그 문장에 답하는 글을 소유한 자리에 쌓고, 읽은 사람이 다음에 할 행동을 설계한 뒤, 상담을 계약으로 바꾸는 대화 구조를 세운다. 그리고 기업 고객으로 확장해 리테이너로 매출을 예측 가능하게 만들고, 마지막으로 이 모든 것을 여섯 개 지표로 측정 가능한 시스템으로 묶는다.
시중의 전문직 마케팅 조언 대부분은 채널 이야기에서 멈춘다. 블로그를 하라, 유튜브를 하라, 링크드인을 하라고 말한다. 채널은 수단이고 수단은 바뀐다. 그때마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면 아무것도 쌓이지 않는다. 이 책이 다루는 것은 채널이 무엇이든 동일하게 작동하는 다섯 단계의 구조다.
특히 공인회계사가 받는 광고·표시 규율과 비밀유지의무를 정면으로 다룬다. 성과를 자랑할 수 없고, 확정적 결과를 약속할 수 없으며, 고객 정보는 어떤 형태로도 쓸 수 없는 제약 안에서 신뢰를 만드는 열 가지 점검 기준과 안전한 사례 서술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제약을 피하는 법이 아니라 제약 안에서 이기는 법이다.
과장된 약속은 없다. 3개월 만에 매출이 몇 배가 된다는 이야기는 이 책에 없다. 콘텐츠 기반 수임은 초기 4개월에서 8개월 동안 거의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구간을 지난다. 이 책은 그 구간을 견디는 방법과, 견딜 가치가 있는지 판단할 선행 지표를 함께 준다. 대신 책을 덮을 때 독자는 팔 수 있는 자문 상품 하나, 검색어 사전, 12주 발행 계획, 상담 대본, 제안서 양식, 계약서 점검표를 손에 쥐고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