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색인 신분을 숨기고 백인으로 살아야 했던 여자의 이야기, 《벨 그린: 위대한 사서》는 미국의 전설적인 금융 황제인 존 피어폰트 모건John Pierpont Morgan의 개인 사서이자 모건 도서관 초대 관장이었던 벨 다 코스타 그린Belle da Costa Greene의 파란만장한 생애를 그린 역사소설이다.
20대의 벨 다 코스타 그린은 새로 설립된 J. P. 모건 도서관의 개인 사서로 고용되어 희귀 필사본과 고서적, 예술품 등을 수집하는 일을 맡게 된다. 벨은 흠잡을 데 없는 예술적 안목과 주도면밀한 협상 능력을 발휘하여 세간의 주목을 받게 되고 모건 도서관을 위해 세계 최고 수준의 컬렉션을 모아 뉴욕 사교계에서 영향력 있는 인물이 되는데…….
하지만 그녀에게는 어떠한 일이 있어도 들키지 말아야 하는 비밀이 있었다. 사실 그녀는 벨 다 코스타 그린이 아닌 벨 마리온 그리너라는 이름으로 태어났으며, 흑인 최초 하버드대 졸업생이자 유명한 흑인 평등 주창자인 리처드 그리너의 딸이었던 것이다. 심해지던 차별법을 피해 약간 더 밝은 피부색을 무기로 다른 인종으로 커리어를 쌓는 그녀의 이야기는 어떻게 끝날까?
모든 것을 빼앗길 수 있는 비밀 위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도서관을 세워낸 사서, 벨 그린
20세기 초 당대 최고의 유명인사이자 금융재벌이었던 J.P. 모건은 새로 건립한 자신의 도서관에서 희귀 고서적과 고전 및 르네상스 미술품 컬렉션 수집을 맡아줄 개인 사서를 구하는 중이었다. 프린스턴 대학 도서관에서 사서로 일하고 있었던 벨 그린은 유색인종치고는 유달리 피부가 하얀 편이었는데, 덕분에 어머니가 만들어낸 ‘포르투갈 출신 할머니’를 바탕으로 백인 신분을 가질 수 있었다. J. P 모건의 조카인 주니어스의 추천을 받아 그의 개인 사서로 고용된 벨은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예술적 안목과 인종을 구분할 수 없는 아름다운 외모, 그리고 과감한 패션 감각으로 백인과 남성 중심의 큐레이터 업계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며 단번에 뉴욕 사교계의 별로 떠오른다. 뉴욕과 런던 예술품 경매 시장을 오가며 모건을 위해 최고의 컬렉션 수집을 완성한 그녀는 지성의 상징으로 다양한 뉴욕 상류층 사람들과 친분을 쌓았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의 진짜 정체가 드러나면 잃어버릴 일자리, 가족이 입게 될 경제적, 사회적인 타격을 항상 두려워한다. 더군다나 모건의 막내딸인 앤은 시종일관 벨 그린을 끝까지 의심하고 그녀의 정체를 밝혀내려고 한다.
J. P. 모건의 사후, 자신이 만든 모건 도서관의 소중한 유산인 미술품 컬렉션들을 지켜내고, 그 유산을 일반인들도 자유롭게 감상할 수 있도록 공공 도서관으로 만드는 데 힘쓴 벨은 언젠가 사회가 바뀌어 피부색에 상관없이 서로 섞여서 거리를 걸어 다니며 함께 서로 사랑하고 사는 세상을 꿈꾸면서 누군가 자신의 이야기를 끄집어내 세상에 알릴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간절히 바란다.
벨 그린Belle da Costa Greene과 이 책의 역사적 배경
스물두 살의 나이로 금융재벌 J. P. 모건의 개인 사서가 된 벨 다 코스타 그린은 고등교육을 받은 것도 아니었고 현장 경력이 뛰어난 전문가도 아니었다. 고작 앰허스트 대학 썸머스쿨 도서관 학교에서 5주간 문헌학을 배우고 프린스턴 대학에서 희귀도서와 채식 필사본 비정규 과정을 다닌 것뿐. 하지만 그녀는 신랄한 위트와 직설적인 언어 구사, 이국적이고 관능적인 아름다움으로 뉴욕 사교계와 예술계에서 곧바로 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