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역학

문을 열어 두는 일, 환대

정사부
대장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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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장
17,500 ⓒ
문을 열어 두는 일, 환대
듣기기능TTS지원파일정보EPUB
총 용량21.4MB이용기기
ISBN9788970718231
책 소개
신의 이름은 오랫동안 문을 여는 말이 아니라 잠그는 말이었다. 십자군은 신의 뜻을 앞세워 성문을 부수었고, 정복자들은 복음의 이름으로 대륙을 삼켰으며, 오늘의 전쟁도 여전히 각자의 신을 자기편에 세워 두고 벌어진다. 이 책은 그 오래된 문법을 처음부터 다시 읽는다. 1부는 정치가 어떻게 신을 자기 것으로 만들어 왔는지를 미시오데이와 주권의 계보를 따라 추적하고, 2부는 그렇게 소유된 신이 근대에 이르러 어떻게 죽음을 선고받았는지를 니체에서 본회퍼까지 짚어 간다. 저자가 겨누는 것은 신 자체가 아니라, 우리가 손에 쥐었다고 믿는 그 신, 곧 우상이다.

그리고 3부에서 책은 방향을 바꾼다. 손님을 뜻하는 라틴어 호스페스와 적을 뜻하는 호스티스가 한 뿌리에서 갈라져 나왔다는 사실에서 출발해, 저자는 환대가 본래 안전한 말이 아니었음을 보여 준다. 문 앞에 선 낯선 이는 신일 수도 있고 위협일 수도 있으며, 우리는 끝내 그것을 알 수 없다. 그러나 알아야만 열 수 있는 문이라면 그것은 이미 환대가 아니라 심사다. 엠마오로 가던 두 제자가 그러했듯, 인식이 환대를 부른 것이 아니라 환대가 인식을 열었다. 그러므로 모름은 환대의 결함이 아니라 조건이다. 이 책이 마지막에 이르러 내놓는 명제가 그것이다. 환대는 신을 모른다, 그래서 환대한다.

*  *  *  *  *  *  *
[이 책의 특징] 

어떤 책은 답을 주기 위해 쓰이고, 어떤 책은 물음을 바로 세우기 위해 쓰인다. 이 책은 후자다. 신의 이름이 그 어느 때보다 자주 무기가 되는 시대에, 저자는 우리가 확신에 차서 부르는 그 신이 과연 우리가 안다고 믿는 그 신이 맞는지를 끝까지 밀어붙인다. 전쟁의 신을 떠받든 정치신학에서 출발해 '신의 죽음'을 지나 환대와 '이방인 됨'의 선교에 이르기까지, 열네 개의 장이 하나의 논증으로 이어진다. 슈미트와 아감벤, 니체와 본회퍼, 데리다와 레비나스가 차례로 불려 나오지만 그 사유는 끝내 관념에 머물지 않고, 1492년의 정복과 제주 앞바다에 당도한 500명의 얼굴 앞에 선다. 신을 완벽히 소유했다고 믿는 자는 그 소유의 이름으로 이방인을 심판하지만, 신을 끝내 다 알 수 없다고 고백하는 자는 도리어 문 앞의 낯선 이를 맞이할 수 있다.

목차
머리말

여는 글: 전쟁의 신을 묻다

1부 · 정치는 어떻게 신이 되었는가

1장 제국이 된 선교: 미시오데이의 정치적 변형
1. 전쟁의 잿더미에서 태어난 개념
2. 정치신학이라는 오래된 문법
3. 제국의 마음
4. 선교를 정치로: 미시오 폴리티카
5. 보내는 자와 보냄을 받은 자

2장 주권의 문법: 오이코노미아와 카테콘
1. 적과 동지, 그리고 '정치적인 것'의 허구
2. 가정의 살림에서 신의 통치로: 오이코노미아
3. 종말을 붙잡는 손: 카테콘

3장 허구가 진리가 될 때: 신성화된 정치와 예외상태
1. 통치는 허구에 기댄다
2. 법 바깥의 입법자: 예외상태와 배제
3. 믿어 달라는 권력: 믿음 없는 믿음
4. 신이 필요한 법

4장 근대라는 신화: 지배와 유럽중심주의
1. 1492년, 타자가 은폐된 해
2. 지배의 실천: 정복이라는 이름의 선교
3. 비신화적 정치: 라스 카사스의 길

2부 · 모르스데이, 해체의 길

5장 신의 죽음은 무신론이 아니다: 모르스데이란 무엇인가
1. 신의 죽음의 계보: 성금요일에서 1960년대까지
2. 어떤 신이 죽는가
3. 신화를 벗기다: 비신화적 해석
4. 부활은 사실을 넘는 의미다: 사실과 의미 해석
5. 묻지 않은 질문엔 답이 없다: 상호관계 해석

6장 부재하는 신을 경험하다: 알타이저의 도전
1. 계몽은 왜 신을 죽이지 못했는가
2. '신의 경험 부재'가 아니라 '신의 부재 경험'
3. 고정된 신, 삼위일체라는 감옥

7장 자기를 비우는 신: 케노시스와 변증법적 신학
1. 6만 2400번 반복하면 진리가 된다
2. 동정의 종교, 노예의 도덕
3. 초월성의 소멸: 케노시스
4. 절대적 부정의 신학: 변증법

8장 형식을 부수다: 카니발과 반反종교 문학
1. 형식은 미래를 모른다
2. 카니발, 웃음으로 경계를 허물다
3. 의심할 자유, 말할 자유
4. 어리석음의 지혜: 에라스무스의 웃음

3부 · 환대는 신을 모른다

9장 적의敵意와 손님 사이: 환대란 무엇인가
1. 한 핏줄에서 갈라진 손님과 적
2. 적대적 환대: 데리다의 'hostipitalité'
3. 두 개의 환대: 조건과 무조건
4. 환대는 신을 모른다

10장 관용을 넘어 환대로: 호모 사케르와 무조건적 환대
1. 관용은 미덕이 아니다
2. 아무 상관 없는 자: 호모 사케르
3. 무조건적 환대: 타자의 배고픔을 알아차리는 일

11장 환대와 탈식민의 이중구속
1. 손님이 주인이 되고, 주인이 손님이 되고
2. '포스트'라는 모호함
3. 백색 신화: 탈식민의 불가능성
4. 경계에서 사유하기: 제3의 공간과 도약

12장 메시아주의 없는 메시아: 죽음에서 환대로의 도약
1. 알 수 없음은 무지가 아니다
2. 불가능한 용서, 490번
3. '주의'를 넘어 '적인 것'으로
4. 맹세를 풀고, 도래를 맞다

13장 이방인 됨의 선교: 환대의 선교신학
1. 존재에서 무한으로: 선교의 주체를 다시 묻다
2. 벌거벗는 선교: 고행과 자기 비움
3. 거룩한 폭력자들: 선교와 식민의 그늘
4. 이방인이 되는 길: 아브라함의 떠남

14장 환대의 자리에서: 오늘의 교회와 이방인
1. 문 앞의 이방인
2. 포옹의 드라마
3. 담대한 겸손: 선교를 다시 생각하다
4. 환대는 신을 모른다, 그래서 환대한다

닫는 글: 알 수 없음 앞에서
용어집 ·
미주 · 
참고문헌

작가 소개
  • 작가정사부
연세대학교에서 아감벤의 생명정치 사상을 주제로 신학 석사 학위를, 환대를 주제로 한 논문으로 박사 학위Ph.D.를 받았다. 연세대학교 대학원과 연합신학대학원에서 《환대의 신학》과 《바울의 정치신학》 등을 강의했으며, 학부에서는 교양필수 과목인 《성서와 기독교》, 《기독교와 세계문화》, 《기독교와 현대사회》를 오랫동안 가르쳤다. 현재는 민주화 운동가이자 민중 신학자였던 박형규 목사의 고향인 경남 마산 학동마을에 머물며, 신학과 인문학의 경계에서 인간과 공동체, 타자와 환대에 관한 사유를 이어가고 있다.
출판사
대장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