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 읽었던 <언더그라운드 레일로드>라는 책이 떠올랐다.
19세기 미국에서 노예들을 탈출시켰던 비밀단체 ‘언더그라운드 레일로드’에 대한 이야기이다. 진짜 철도가 아니라 결사단체 이름이었을 뿐이지만 작가는 이를 상상력으로 지하철도가 존재하는 소설을 썼다.
자신에게 이익을 가져다주는 일이 아닌데도 신념에 목숨을 거는 사람들이 떠오른 것은 ‘책쓰기 프로젝트’에서 만난 이들 때문이다. 아무도 우리에게 글을 쓰라고 등 떠밀지 않았지만 우리는 매주 글쓰기 숙제를 제출해야하는 부담을 기꺼이 떠맡고 모였다.
그런 사람들이 있다. 마음 속으로 늘 글을 쓰며, ‘써야 하는데’를 되뇌이며 사는 사람들. 그들은 말 그대로 ‘언더그라운드 레일 로드’에 올라탄 사람들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지하세계에서 각자의 속도로 글이 흐르는 레일로드 위를 끊임없이 달린다.
왜 우리는 글쓰기를 갈망할까? 삶을 사랑하기 때문이다. 사는 거 지긋지긋하다고 내 소설 속 주인공에게 낮은 신음을 내뱉게 하지만 그건 삶을 사랑하기 때문이다. 삶을 외면하는 이는 눈을 들어 삶을 응시하지 않는다. 우리는 삶을 바라보고 나의 마음을 관찰하고 이웃의 마음을 살핀다. 왜 그런지 끝없이 묻고 또 묻고 쓰고 또 쓴다. 사라지는 삶의 찰나를 채집하고 내가 낚은 삶의 한 조각을 사랑한다.
연령대가 다르고 하는 일이 다른 우리는 ‘각자의 계절을 건너는 방법’도 달랐다. 하지만 글쓰는 세계, 지하에서 만난 우리는 동지다. 오늘도 공중에 글을 쓰고 삶의 채도를 높이며 진하게 살아가는 모든 글쓰기 동료들에게 깊은 존경과 안녕을 빈다.
이 책을 읽고 글쓰기라는 매혹적인 비밀단체 ‘언더그라운드 레일로드’에 탑승하는 이들이 많아지면 좋겠다.
- 공동저자 中 심미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