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노래: 함께 만드는 것으로부터 — 바다, 이주, 노동 그리고 공존을 향한 기록』은 2022년부터 2026년까지 한국 완도에서 시작해 필리핀, 베트남, 대만, 인도네시아, 포르투갈로 이어진 현장 연구와 예술 협업의 과정을 기록하고 성찰한 책이다. 이 책은 각 장소를 하나의 협업 방식을 검증하기 위한 개별 사례로 나열하지 않고, 앞선 장소에서 생겨난 질문이 서로 다른 역사와 환경, 관계를 만나 이동하고 변형되는 하나의 경로로 연결한다.
이 책의 목적은 프로젝트와 그것을 위한 협업을 성공 사례나 하나의 완성된 모델로 제시하는 데 있지 않다. 서로 다른 장소에서 관계가 어떻게 시작되고, 누가 참여와 책임의 조건을 결정하며, 그 과정에서 어떤 노동과 존재가 보이지 않게 되는지를 추적한다. 이를 통해 바다와 이주, 노동과 생태의 관계 속에서 ‘함께 만든다’는 일이 요구하는 책임과 돌봄의 의미를 다시 묻는다.
예술가와 기획자, 연구자, 지역 주민, 활동가와 이주노동자 등 서로 다른 위치에 놓인 사람들이 함께한 과정과 그 안에서 발생한 갈등, 한계, 변화의 기록을 통해, 협업을 합의나 성취의 결과가 아니라 관계를 지속적으로 조정하고 책임을 나누어 가는 실천으로 바라본다. 또한 인간 사이의 협업을 넘어 바다와 강, 해안과 숲, 이동하는 생명과 생활환경까지 관계의 범위를 확장하며, 서로 다른 존재들이 함께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공존의 조건을 살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