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르단에 있는 와디 럼Wadi Rum 사막을 걸은 적이 있습니다. 처음 걷는 길은 그저 신기했습니다. 끝없이 펼쳐진 붉은 모래와 바위산, 낯선 풍경이 눈앞에 가득했습니다. 하지만 체감온도가 50도 가까이 되는 뜨거운 열기를 견디며 걷는 길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습니다. 걸어도 걸어도 끝이 보이지 않는 것 같은 사막에는 그저 모래만 날렸습니다. 잠시 쉬어 가고 싶었지만, 따가운 햇살을 막아 줄 그늘도, 마음을 기대어 둘 곳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시원한 물 한 모금이 간절하고, 달콤한 간식 하나가 기분을 바꾸어 줄 것 같고, 작은 응원 하나가 다시 걸어갈 힘이 되어 줄 것 같았습니다.
그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사막 한가운데에 자판기가 하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모래 외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사막길에 나의 목마름을 해소해 주고, 다시금 힘을 낼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자판기 말입니다. 만약 사막에서 자판기를 만났더라면, 저는 반가운 나머지 자판기의 메뉴를 설레는 마음으로 훑어보며 딸깍, 딸깍 버튼을 눌렀을 것 같습니다.
혹시 여러분도 사막과 같은 길을 걷고 있지는 않나요? 그럴 때 이야기 자판기를 발견한다면 어떨까요?
이야기 자판기 안에는 다양한 이야기가 들어 있습니다. 목마른 마음을 시원하게 적셔 줄 물 같은 이야기, 힘을 다시 채워 줄 에너지 드링크 같은 이야기, 잠든 마음을 깨워 줄 껌 같은 이야기, 입 안에서 톡톡 터지는 팝핑 캔디처럼 웃음을 주는 이야기 까지요.
무엇부터 골라야 할지 망설여질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괜찮습니다. 천천히 골라도 되고, 하나씩 모두 만나 보아도 됩니다.
더 좋은 소식은, 이 이야기 자판기는 내가 원하는 때에, 내 마음에 필요한 이야기를 마음껏 고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누군가 당신을 생각하며, 당신에게 필요한 이야기가 가장 필요한 때에 닿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미리 준비해 두었기 때문입니다.
이 책에 담긴 여섯 편의 이야기가 사막에서 만난 자판기 같은 존재가 되기를 바랍니다. 어느 이야기에서는 사랑을, 어느 이야기에서는 용기를, 어느 이야기에서는 위로를, 또 어느 이야기에서는 웃음과 상상을, 어느 이야기에서는 오래 남는 질문 하나를 만나게 될지도 모릅니다.
그러니 책장을 넘기며 마음껏 골라 주세요.
오늘 내게 필요한 이야기는 무엇일까?
그리고 딸깍.
버튼을 눌러 주세요.
데구르르.
이제, 당신을 위해 준비된 이야기가 나옵니다.
- 공동 저자 中 김영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