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MBC 대학가요제 대상작 〈밀려오는 파도 소리에…〉의 진짜 작곡가,
독학의 열정으로 부산 무대음악의 지평을 연 박철홍 교수의 70년 인생 오케스트라!
1978년 제2회 MBC 대학가요제. 시원한 바다 음향과 함께 불려 기어이 대상을 움켜쥐었던 명곡 〈밀려오는 파도 소리에…〉. 그러나 음반과 방송에 새겨진 작곡자의 이름은 정작 노래를 만든 이의 것이 아니었다. 세파의 억울함과 친구를 향한 배려 속에서 10년 넘게 자신의 이름을 숨겨두어야 했던 청년. 그가 바로 부산 무대음악과 실용음악의 선구자 박철홍 교수이다.
이 책 『밀려오는 파도 소리에…』는 평생을 정규 음악 교육의 테두리 바깥에서 독학으로 오선지를 채워 마침내 동아대학교 음악대학 교단에 서기까지, 지독한 신체적 시련과 세파를 음악으로 승화시켜 온 한 예술가의 정직하고 눈물겨운 자전 에세이다.
어릴 적 겪은 뇌막염과 소아마비 장애, 지독한 두통과 공황장애라는 지병은 평생 그의 몸을 옥죄었다. 그러나 시련이 깊어질수록 음악은 그에게 유일한 안식처이자 세상과 소통하는 창이었다. 광복동 야시장의 카바이트 불빛 아래서 백판LP을 모으던 까까머리 중학생은 구덕산 저수지 돌담 위에서 기타를 튕기며 청춘의 벨 에포크를 통과했고, 대학 시절 이별의 아픔을 딛고 한국 가요사에 남을 명곡을 쏘아 올렸다.
그의 삶은 무대 위에서 더욱 찬란히 빛났다. 부산 최초로 순수 지역의 힘만으로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를 제작·지휘하고, 연극·무용·방송 다큐멘터리를 가로지르며 수백 편의 무대음향을 책임졌다. 정통 엘리트주의가 지배하던 대학 강단의 차가운 시선과 학내 질곡 속에서도 그는 마흔다섯 만학의 눈빛으로 컴퓨터 음악과 오케스트레이션을 파고들며 제자들을 키워냈다.
이 자전 에세이는 단순히 한 인물의 일대기를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노년에 이르러 지나온 삶의 상처와 원망을 비워내고, 자신에게 고통을 주었던 인간관계와 세상을 향해 마침내 용서와 반성의 기도를 올려드리는 거룩한 영적 치유의 기록이다. 아내 ‘마리로사’와 자녀들을 향한 가슴 젖는 고백, 그리고 홋카이도에서 스페인, 이탈리아 성지 순례로 이어지는 여행길의 소회는 읽는 이의 가슴에 깊은 울림과 위로를 건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