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경영

1000원의 함정

노성문
해라빛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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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장
5,000 ⓒ
1000원의 함정
듣기기능미지원파일정보PDF
총 용량11.4MB이용기기
ISBN9791124306628
책 소개
어느 날 밤, 무심코 앱을 열었다가 장바구니에 열 개 넘는 물건을 담아버린 경험이 있을 것이다. 3천 원짜리 우산, 5천 원짜리 무선 이어폰, 2천 원짜리 주방 도구까지—합쳐도 만 원이 안 되는 금액에 결제 버튼을 누르고 나면 묘한 쾌감마저 든다. 그 쾌감을 설계한 회사가 바로 테무Temu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테무는 전 세계 이커머스 지형을 다시 그릴 것처럼 보였다. 미국에서는 슈퍼볼 광고까지 등장했고, 한국에서도 월간 활성 이용자 수가 토종 플랫폼들을 위협할 만큼 커졌다.

그런데 지금, 그 기세는 눈에 띄게 꺾여 있다. Reuters에 따르면 EU 27개 회원국은 2025년 12월 소액 소포 한 건당 3유로의 관세를 2026년 7월부터 임시로 부과하기로 합의했고, 150유로 이하 물품에 적용되던 면세 한도 자체는 2028년까지 완전히 없애기로 했다. 미국은 이미 2025년 5월 중국과 홍콩발 소액 수입품에 대한 관세 면제, 이른바 '데미니미스de minimis' 제도를 폐지했고, 같은 해 8월 29일부터는 전 세계 모든 국가로 적용 범위를 넓혔다. 이 조치를 담은 법안에 따라 2027년에는 면제 제도 자체가 완전히 사라질 예정이다.

흥미로운 건, 테무를 무너뜨리려 한 것이 경쟁 플랫폼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쿠팡도, 아마존도, 알리익스프레스도 아니었다. 테무의 성장 곡선을 꺾은 건 각국 정부가 만든 관세 규정과 소비자 보호법이었다. 한국에서도 2025년 6월, 공정거래위원회가 테무의 경품 이벤트 광고를 허위·기만 광고로 판단해 과징금을 부과한 사례가 있었다. 금액만 보면 크지 않은 제재였지만, '해외 플랫폼이라 손댈 수 없다'는 인식에 균열을 낸 사건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그렇다면 질문을 하나 던져보고 싶다. 테무의 성공 방식은 정말 특별한 혁신이었을까, 아니면 그저 규제의 빈틈을 정확히 찾아낸 결과였을까.같은 시기, 국내에서는 균일가 생활용품점 다이소가 2025년 한 해 매출 4조 5,363억 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다이소 역시 저가 전략을 쓰지만, 수입 안전성 검증과 사후 책임이라는 다른 축 위에 서 있다. 이 책은 두 회사의 대비를 통해, '싸다'는 것과 '지속 가능하다'는 것이 어떻게 다른 이야기가 될 수 있는지를 따라가 보려 한다.

목차
목차

프롤로그: 1000원이 사라지는 순간

1부. 테무는 어떻게 세상을 홀렸나
1장. 브랜드 없는 쇼핑몰의 탄생
2장. 공장을 줄 세운 가격 전쟁
3장. 슈퍼볼 광고까지 오른 초저가 신화

2부. 균열의 시작, 규제가 눈뜨다
1장. 면세라는 이름의 구멍
2장. 미국, 게임의 룰을 바꾸다
3장. 유럽, 뒤늦게 그러나 확실하게 움직이다

3부. 값싼 것의 이면
1장. 열 개 사면 다섯 개는 버린다
2장. 문제가 생기면, 누가 책임지는가
3장. 다이소는 왜 무너지지 않았나

4부. 게임이 끝난 뒤
1장. 창고를 짓기 시작한 테무
2장. 규제 차익 이후의 생존법
3장. 우리는 무엇을 계속 선택해 왔는가

부록
부록1:연표
부록2:핵심 용어 정리

에필로그: 값이 오른 뒤에 남은 것

작가 소개
  • 작가노성문
저는 평범한 직장인입니다. 아침에는 출근길 지하철에서 뉴스를 훑어보고, 퇴근 후 밤에는 노트북 앞에 앉아 책을 씁니다. 특별한 자격증이나 학위가 있어서 이 책을 쓴 것은 아닙니다. 다만 궁금한 게 많았을 뿐입니다. 왜 어떤 물건은 이렇게 싼데, 어떤 물건은 저렇게 비쌀까. 왜 어떤 회사는 규제를 피해 가고, 어떤 회사는 규제에 발목을 잡힐까. 이런 질문들을 붙들고 있다 보면, 결국 경제 이야기로 흘러가곤 했습니다.

해라빛 출판사를 통해 지금까지 oo여 권의 책을 펴냈습니다. 경제, 지정학, 역사, 기술, 사회심리까지 분야는 다양했지만, 제가 쓰는 방식은 늘 비슷했습니다. 현장에서 물건을 사고, 뉴스를 읽고, 통계를 뒤지면서, 전문가의 시선이 아니라 소비자이자 생활인의 시선으로 질문을 던지는 것입니다. 이번 책도 마찬가지입니다. 테무 앱에서 물건을 몇 번 사본 경험, 그리고 그 가격이 왜 그렇게 저렴할 수 있었는지에 대한 오래된 궁금증에서 출발했습니다.

이 책이 테무라는 한 기업에 대한 이야기로만 읽히지 않았으면 합니다. 저렴함 뒤에 숨어 있던 것들, 그리고 그것을 드러낸 규제라는 도구에 대해 함께 생각해 볼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출판사
해라빛출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