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한 점이 개인의 소장을 넘어 모두의 문화유산이 되기까지, 세금은 어떤 역할을 할까?
『미술, 그리고 세금』은 작품이 만들어지고, 거래되고, 소장되며, 다음 세대로 전해지는 과정에서 만나는 세금과 제도를 살펴보는 교양서다. 작품을 사고팔 때 얼마의 세금을 내는지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창작을 뒷받침하고 좋은 작품을 보존하며 더 많은 사람이 미술을 누리게 하는 세제의 조건을 묻는다.
책은 세법 조문보다 미술을 먼저 이야기한다. 동굴벽화에서 르네상스와 근대의 미술시장, 동시대미술과 한국미술의 주요 장면까지 살피면서 누가 작품을 만들고, 누가 소유하며, 누가 볼 수 있었는지를 짚는다. 디자인이 미술과 만나는 지점, 원본과 복제본의 차이, 작품의 소유권과 저작권이 서로 다르다는 사실도 함께 설명한다. 작품이 만들어지고 평가되는 사정을 알아야 세법이 미술을 어떻게 다루는지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어 작가와 화랑, 아트페어와 경매회사, 개인 컬렉터와 기업의 입장에서 세금을 살펴본다. 작가의 작품 판매대금과 전시료·지원금, 화랑의 중개수수료, 소장품을 되팔 때의 기타소득, 기업이 구입한 작품의 비용 처리처럼 실제로 마주하는 문제를 다룬다. 거래계약서와 정산서에 무엇을 구분해 적어야 하는지, 작품의 진위와 가치평가, 소장 이력인 프로비넌스가 세금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도 설명한다.
디지털 작품과 NFT, 국경을 넘는 작품은 별도의 장에서 살핀다. 파일과 토큰, 저작권과 이용권을 나누어 보고, 해외 전시와 수입 과정에서 관세와 부가가치세를 구별해 확인하도록 안내한다. 새로운 거래에서 아직 해석이 분명하지 않은 부분은 무엇인지도 함께 짚는다.
고미술과 국가유산, 상속·증여·물납, 기증과 미술관은 책의 후반부를 이룬다. 작품으로 상속세를 내는 물납과 미술관에 작품을 기증하는 일은 어떻게 다른가. 감정과 가치평가는 왜 중요하며, 작품을 받는 기관에는 어떤 보존·공개의 책임이 필요한가. 브랑쿠시의 조각을 둘러싼 관세 분쟁, 이건희 컬렉션의 기증, 프랑스의 미술품 물납 등 국내외 사례를 통해 제도의 배경과 쟁점을 구체적으로 살펴본다.
저자가 강조하는 것은 비싼 작품을 가진 사람에게 혜택을 더 주는 세제가 아니다. 작가가 다음 작업을 이어 갈 수 있고, 거래의 기록이 남으며, 소장품이 오래 보존되어 관람객을 만날 수 있도록 돕는 세제다. 한국 미술세제의 형성 과정을 돌아보고 외국 제도와 비교하면서, 지원의 필요성과 과세형평을 함께 고려한 개선 방향을 제시한다.
각 장의 ‘외국 제도’와 ‘사례 돋보기’, ‘다섯 가지 쟁점’과 ‘논의 정리’는 복잡한 내용을 나누어 이해하도록 돕는다. 부록에는 상황별 세금 지도, 작품 거래·소장 기록표, 일반 독자를 위한 미술 세금 체크리스트, 각국 비교표와 법령 원문 확인처를 담았다. 미술을 좋아하는 독자와 첫 작품 구입을 고민하는 사람, 예술가와 미술계 실무자, 문화정책과 세법을 함께 공부하려는 학생을 위한 책이다.
※ 법령과 제도 설명은 2026년 8월 31일을 기준으로 하며, 시행 예정인 제도와 개정안은 현행 제도와 구분하여 다룬다. 개별 거래의 세금은 당사자의 지위와 계약 내용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