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세 살 딸 이소연이 사라진 뒤 김혜진의 삶은 그날 오후 네 시 십이 분에 멈춰 있었다. 학교 앞 문구점에서 친구와 헤어진 아이는 집으로 돌아오지 않았고, 목격자도 몸값 요구도 없었다. 경찰 수사는 장기미제로 넘어갔고, 부부는 서로를 탓하다 끝내 갈라섰다.
그리고 십오 년 뒤, 비가 쏟아지던 밤.
현관문 앞에 스물여덟 살 여자가 나타난다.
“엄마. 나 소연이야.”
얼굴은 자란 딸을 닮았고, 목 뒤의 작은 점도 그대로다. 무엇보다 친자확인 결과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말한다. 여자는 김혜진의 친딸이다.
가족과 경찰은 기적 같은 귀환을 축하하지만 혜진은 딸의 사소한 습관에서 계속 낯섦을 느낀다. 왼손잡이였던 아이는 오른손으로 젓가락을 들고, 복숭아만 먹으면 입술이 붓던 아이가 아무렇지 않게 복숭아를 먹는다. 무엇보다 엄마와 딸만 알고 있던 문장을 기억하지 못한다.
그러던 어느 날 혜진은 딸의 방에서 사진 한 장을 발견한다.
사진의 촬영일은 소연이 실종되고 삼 년 뒤.
사진 속에는 지금 돌아온 여자와, 혜진이 한눈에 알아볼 수밖에 없는 또 다른 여자가 나란히 서 있다.
한 아이가 돌아온 순간, 십오 년 전 실종 사건은 다시 시작된다.
사라진 산부인과, 수상하게 수정된 출생기록, 남편이 숨겨온 계좌, 죽기 전 간호사가 남긴 수첩, 그리고 같은 날 태어난 두 여자.
친딸이라는 말은 과연 누구를 뜻하는가.
피가 가족을 만드는가, 함께 살아온 시간이 가족을 만드는가.
《실종된 딸이 십오 년 만에 돌아왔다》는 한 아이의 실종에서 시작해 오래된 병원 기록과 가족이 숨겨온 비밀, 그리고 서로 다른 방식으로 한 가족을 잃은 두 딸의 시간을 따라가는 가족 심리 미스터리다. 진실을 밝히는 일이 언제나 상처를 끝내는 것은 아니며, 가족이라는 이름이 피와 시간 사이에서 어떻게 다시 만들어지는지를 끝까지 묻는다.